[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에픽하이가 출연했다.

그룹 결성에 대해 타블로는 “처음에는 미쓰라도 솔로 가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저도 솔로로 계약을 했었다. 둘이 팀이었다가 DJ 투컷을 만났다”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DJ 투컷에게 “무슨 얘기를 듣고 합류했는가”라고 물었다. DJ 투컷은 “미국에서 좋은 대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랩을 기가 막히게 한다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서 “그 당시 스탠퍼드 대학교가 일류 대학인 줄 몰랐다. 저한테는 오로지 하버드”라고 말했다.

타블로는 DJ 투컷과의 일화를 꺼냈다. 타블로는 “투컷이 저를 보자마자 바로 반말하면서 초면에 돈을 빌려갔다. 제가 3만 150원이 있었다. 그게 제 전 재산이었다”라고 말했다. DJ 투컷은 “3만 원으로 지금의 와이프랑 놀이동산에 갔다. 타블로는 사랑의 큐피드”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에픽하이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상황을 떠올렸다. 타블로는 “사기를 당해서 앨범은 완성됐는데 녹음비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 천만원의 빚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미쓰라는 PC방 밤샘 아르바이트를 했고, 타블로는 학원 아르바이트, DJ 투컷은 이태원 옷 가게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타블로는 “어린 시절이라 막막하고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에픽하이는 개인 활동을 통해서 점점 이름이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타블로는 가장 예능 출연이 활발했다. 타블로는 “당시 힙합을 하는 사람은 방송에 나가는 순간, 심지어 음악 프로에 나가도 ‘가짜 힙합’이라고, 변절자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이대로는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릎을 꿇고 한 번만 예능에 내보내달라고 빌었다. 다른 래퍼들이 ‘연예인 왔다’라며 수근거렸고, 디스곡도 엄청 많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미쓰라와 DJ 투컷은 타블로가 예능에 출연한 것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미쓰라는 “저희 중에 한 명은 싫었을 수도 있다. 저는 괜찮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DJ 투컷은 “그 당시 3집 FLY 앨범을 만들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 (타블로한테) 쓴 소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나서 ‘FLY’가 나왔는데 대박이 난 거다. 그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과거 타블로는 스탠퍼드 대학교 학력 위조 의혹으로 마음 고생을 했다. 당시 ‘타진요’ 등이 생겨났으며, 타블로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심지어 밖에만 나가도 사람들이 욕을 하고 손가락질을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안겼다. 타블로는 “혜정이랑 하루와 식당 같은 데 가면 다 들리게 욕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타블로는 “당시 웃음이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재석 형이 저를 웃겨 주셨다. 저희 아버지 장례식에 유재석 형이 오셨는데, 그 상황에서 쉽지 않은 유머를 던져 주셨다. 그렇게 위로 받았다”라며 유재석과의 미담을 전했다.

유재석은 “시간이 지나도 본인에게는 얼마나 마음에 남은 상처겠냐. 동료들이 함께라서 지나칠 수 있었을 거다”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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