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말이 무섭다는 걸 알았다. 그땐 나도 ‘미생’이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9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3시즌 K리그1 FC서울과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말했다.

광주의 서울 원정은 이 감독의 두 달 전 발언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5일 안방에서 처음 서울과 겨룬 광주는 0-2로 졌는데, 이 감독은 “저렇게 축구 하는 팀에 져서 분하다”고 말했다. 파이팅이 넘치는 이 감독 특유의 강한 어조로 비치지만 주위에선 선배 축구인 감독과 상대 팀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 감독은 안 감독에게 사과 메시지를 남겼고 자기 발언을 후회했다.

그는 “크게 계산해서 말한 게 아니었다. 큰 경험이 됐다. 그분들이 노력한 것을 낮게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광주는 이 감독 체제에서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 그쳤지만 1라운드 로빈을 7위(승점 14·4승2무5패)로 마쳤다. ‘승격팀’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이 감독은 “우리가 처음에 ‘미생’이라면 지금은 벗어난 것 같다. 리스크를 안더라도 박스로 더 들어가야 하고, 늘 골을 더 넣고 싶다”며 “생각보다 실점이 많은데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광주는 이날 하승운과 허율을 최전방에 두고 엄지성~이순민~정호연~주영재를 2선에 배치했다. 포백은 김한길~안영규~티모~두현석이다. 골키퍼는 김경민 대신 이준이 처음 선발로 투입됐다. 이준은 서울전이 올 시즌 첫 출전이다. 이 감독은 “전문적인 분들을 믿는다. 골키퍼 코치가 맞다고 하면 99% 듣는 편이다. 나보다 (골키퍼 코치인) 신정환 쌤이 더 긴장하지 않을까”라며 “그만큼 선수와 스킨십이 좋고 이준을 믿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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