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불주먹’ 김지연(33)이 만디 뵘(33·독일)과의 대결에서 두 차례 반칙을 저질렀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지연은 지난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스펙트럼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로젠스트루이크 vs 알메이다’ 대회 여성 플라이급 경기에서 만디 뵘과 맞붙었다.
이렇게 질긴 인연이 될 줄은 몰랐다. 원래 김지연과 만디 뵘은 지난 2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스피박’ 여성 플라이급 경기에서 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뵘 측이 몸에 이상 증세가 발생해 대회 시작 3시간 전 경기가 갑작스레 취소됐다.
김지연은 뵘으로부터 사정 설명이라도 듣고 싶었지만 뵘은 한마디 말도 없이 독일로 떠나버렸다. 이에 무례함을 느낀 김지연은 “너 죽고 나 죽자”라며 분노했다. 뵘도 김지연에게 화가 났다. 재경기 성사를 알리는 글에 김지연이 자신에게 “도망가지 말라”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뵘은 건강 상태로 앓아누웠던 자신을 도망자 취급한 김지연에게 뿔이 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경기 내용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김지연은 2라운드 종료 후 일어나려던 뵘의 가슴을 발로 밀었다. 레퍼리는 이미 라운드 종료를 알린 시점에서 공격한 김지연에게 1점 감점을 선언했다. 3라운드에서는 뵘이 한 손을 바닥에 짚었을 때 김지연이 안면 니킥을 가해 문제가 생겼다. UFC는 손을 바닥에 짚었을 때 그라운드 상황으로 간주하는데, 이때 상대 머리를 킥이나 니킥으로 차면 반칙이다.
뵘의 반응도 문제였다. 그는 두 번이나 반칙을 당해 충격을 받았고,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심판은 3라운드 1분 55초까지의 경기 내용으로 판정을 내려야 했다. 김지연은 2-1(28-27, 27-28, 27-28) 테크니컬 판정패했다. 두 번의 반칙이 승패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가 끝난 지 3일이 지났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명백한 ‘비매너’ 행위를 범했다는 점이다.
15일 김지연은 자신이 반칙을 범한 이유를 영어로 설명했다. 그는 먼저 “설득력이 있을 지는 모르겠다. 결과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모두 제가 무릎에 니패드를 하고 싸운 걸 보셨을 거다. 저는 이 시합을 처음 3개월을 준비했고 추가로 4개월을 더 준비했다. 왜냐하면 만디 뵘이 처음 정해진 날짜의 시합을 일방적으로 취소해서다. 저는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찢어진 채로 이 시합을 7개월 동안 준비했다. 제 무릎은 여전히 최악의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저는 모두에게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시합을 받아들였다. 제가 만디 뵘과 왜 치고받으며 싸우지 않았고 코치의 말을 듣지도 않았는지... 그 이유는 1라운드부터 제 무릎이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너무 아파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래플링을 하기로 했다. 2라운드 중간 그래플링 상황 중 심판이 저에게 일어나라고 했다. 그때 만디 뵘이 의도적으로 제 부상당한 무릎을 자극했고, 제가 넘어질 뻔한 걸 보고 비웃었다. 고의적 행위가 분명해 보였다. 1라운드 때도 무릎이 풀렸는데 이번이 2번째였던 거다. 그 후 제가 움직이는 게 굉장히 어려워졌고 화가 났다. 만약 가격을 당한 거라면 괜찮았을 거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지연은 “그래서 2라운드가 끝나고 그를 발로 밀었던 거다. 사실 저는 제대로 인지도 못했던 것 같다. 감정이 고조된 것도 있었고... 하지만 확실히 말하면 지금 그에게 사과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그 포지션(3라운드 마지막)에서 무릎으로 가격한 것은 제 실수고 그건 사과한다. 어쨌든 결과는 그가 바라는 대로 됐다”라고 전했다. 김지연은 만디 뵘에 대해 “처음에는 도망갔고 돌아와서는 오스카 상 탈만한 연기를 했다”라며 “측은하다. 저런 선수와 같이 UFC에 있었다는 게 부끄럽다. 제가 이후로 계속 싸울지는 모르겠는데 이 상황이 그냥 XX 웃기다”라고 말했다.
김지연의 글을 요약하면, 상대가 먼저 자신의 부상 중인 무릎을 자극했고 이에 발로 미는 행위를 했다. 상대가 연기를 한 것에 선수로서 부끄럽다는 것.
이에 “역시 판단을 하기 전에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 “무릎 부상이면서 정신력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이 있었던 반면 “고생한 건 인정하지만 자신이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2점 감점이 된 것은 팩트”라는 질책도 있었다.
한편, 김지연은 이 경기 패배로 UFC 5연패에 빠졌다. UFC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디 뵘과의 앙금도 풀리지 않아 결과적으로 최악의 경기로 남을 전망이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