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학교폭력 혐의를 벗은 이영하가 복귀시계를 돌리기 시작했다. 재판 등으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구속이 시속 148㎞까지 측정됐을 만큼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연봉은 지난해보다 삭감됐지만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영하는 31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폭행과 강요, 공갈 등에 관한 선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피해자라고 주장한 A의 진술을 증명할 수 없었고, 이영하 측은 A가 특정한 일자와 장소에 없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여러 혐의 중 단 한 건도 인정되지 않은 완벽한 무죄였다.
이천 베어스 파크와 자택을 오가며 개인훈련과 재판을 병행하던 이영하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그는 “성실히 재판에 임하는 게 복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무죄 판결 후 팀에 복귀할 수 있도록 착실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최근 라이브 피칭에서는 구속이 148㎞까지 측정돼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선 이영하는 곧바로 잠실구장에 들러 밀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4000만원 삭감한 1억2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구단측은 재판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연봉은 일괄지급해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삭감 사유를 “재판 때문은 아니”라고 밝힌 구단 측은 “재판과 별개로 지난해 성적이 안좋았다. 마음의 짐을 벗고 다시 뛰게 된만큼 앞으로 행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하 역시 “1군에서 불러줄 때까지 훈련에 더 매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쉬는 기간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빨리 복귀하고 싶지만, 팀에 도움이 돼야 하므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조금 더 신경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발투수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두산 이승엽 감독도 반가움을 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도 조심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몸상태 등은 꾸준히 보고를 받았다. 짐 하나를 덜어냈으니 이제는 팀으로 돌아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 투수력 사정을 고려하면 당장 불러올리고 싶지만, 몸상태나 구위 등을 면밀히 점검해 활용하는 쪽이 이득이다.
이 감독은 “10개월가량 실전을 치르지 못했으니 퓨처스리그에서 감각을 끌어 올릴 시간을 줘야한다. 투구 후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 등도 잘 체크해야 할 사항”이라며 “판결이 나왔으니 향후 일정 등은 구단과 상의해 결정할 일이다. 오후에 구장(창원NC파크)으로 나가기 전에 구단에서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하는 6월1일 현역 선수로 재등록된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