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은 역대 최고의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자격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테르 밀란과의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0 승리하며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를 확보했다.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에서 정상에 선 맨시티는 한 시즌 세 대회 우승(트레블)에 성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에서 이미 트레블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와 국왕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석권했다. 14년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다시 한번 트레블을 재현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역사를 썼다.

이제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대 최고의 감독 타이틀을 얻을 자격이 있다. 흔히 말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s)’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대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바르셀로나 시절 라리가 3회, 국왕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2회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두 차례 정상에 섰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으나 분데스리가 3회, 독일축구협회(DFB)포칼 2회 챔피언에 등극했다.

맨시티 입성 후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5회 우승을 견인했다. FA컵에서 2회, 리그컵에서 4회 정상에 섰다. 그리고 마침내 맨시티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끌며 방점을 찍었다.

이 정도의 커리어라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GOAT라 불릴 만하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비교해도 밀릴 게 없다.

게다가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의 트렌드를 이끈다는 상징성도 있다. 단순히 매니저 개념을 떠나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티키타카로 전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했고, 맨시티에서도 공격적인 스리백과 포지션 파괴라는 신개념 전술로 여러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물론 선수단의 질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 스스로도 “감독으로서 내 성공의 비밀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에서 감독을 한 게 바로 성공의 비결이다. 이 팀들에는 리오넬 메시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엘링 홀란, 그리고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있었다”라며 “나는 내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사랑한다. 하지만 이들과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할 수 없다”라며 자신이 늘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선수 빨’이라는 표현이 거짓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과를 폄훼할 수는 없다. 선수 빨로 치부하기엔 그는 너무 많은 업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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