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치바=장강훈기자]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13일 일본 치바현 이쓰미 골프클럽(파73·7625야드).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을 올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하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관계자들은 막바지 준비로 분주했다. 도쿄로 상륙하던 3호 태풍 구촐이 남동쪽 해상에서 사실상 소멸했지만 비가 내려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협회 관계자는 “어제(12일)도 비가 조금 내렸고, 오늘도 부슬비가 온다. 대회기간 동안 비가 예보돼 있어 배수 등 점검할 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 소유주인 유신일 회장께서 각별히 신경쓰신 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페어웨이 정리도 잘돼 있어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대회는 코리안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한다. JGTO 소속 선수들도 대거 출전한다. 한·일 프로골퍼의 자존심 대결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대회 관계자는 “JGTO에서도 떠오르는 스타로 불리는 선수들이 2000년대생이다. 지난주 KPGA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승빈(22·CJ) 등 2001년생 선수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경쟁관계여서 이번에도 치열하게 샷 대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73홀로 세팅했고, 역대 두 번째로 긴 전장으로 치른다. 장타자들의 호쾌한 샷을 만끽할 수 있는 대회라는 의미다. 코리안투어 ‘장타왕’ 정찬민(23·CJ)과 JGTO에서 2승을 따낸 가와모토 리키(23)가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와 한조로 장타대결을 펼친다. 정찬민은 드라이버 평균비거리가 324.57야드, 가와모토는 317.85야드로 각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정찬민과 견줘도 손색없는 비거리를 보유한 최승빈은 디펜딩 챔피언 이준석(35·우리금융그룹),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을 따낸 히가 가즈키(28)와 한조에 편성됐다. 협회 관계자는 “후반을 기존에 있던 코스 두 개를 합쳐 세팅했다. 페어웨이를 조금 넓힌 대신 전장을 길게 만들어 장타 대결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세팅했다”고 귀띔했다.

멀리치는 게 능사는 아니다. A러프를 30㎜ B러프를 80㎜(13일 현재)로 길러놔 변별력을 높였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않으면 샷 메이킹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B러프는 볼이 잠길 만큼 잔디가 길어 장타쇼 외에도 트러블 샷의 진수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변수는 단연 비다. 비가 내리면 잔디가 젖는다. 배수가 잘되는 곳이지만, 장시간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일 수도 있다. 선수들로서는 신경쓰이는 부분. 대회 관계자는 “프리퍼드 라이(잔디가 젖었거나 물이 고여있을 때 공을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임시 규정) 적용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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