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진심은 연봉을 보면 알 수 있다.

프랑스 언론 RMC의 20일(한국시간) 소식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에게 제시한 연봉은 1700만유로(약 239억원)에 달한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풋 메르카토의 산티 아우나 기자는 지난 18일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에게 세후 1000만유로(약 140억원)의 연봉을 제안했다고 알렸다. 독일 세법에 따라 약 45%의 세금이 발생한다고 계산하면 아우나 기자와 RMC의 보도가 대략 맞아떨어진다.

계약 기간은 무려 5년 장기다. 총액으로 따지면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8500만유로(약 1193억원)를 받게 된다.

2022~2023시즌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받은 연봉은 200만유로(약 28억원)로 알려져 있다. 순식간에 연봉이 8배 이상 수직으로 상승한다.

김민재를 강력하게 원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내건 조건과도 차이가 크다. 맨유는 김민재에게 780만파운드(약 128억원)를 제시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11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프리미어리그라는 배경에도 김민재는 맨유가 아닌 바이에른 뮌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내건 조건에 따르면 김민재는 팀 내에서 연봉 순위 8위에 해당한다. 사디오 마네(2200만유로), 마누엘 노이어(2100만유로), 토마스 뮐러(2050만유로), 르로이 사네(2000만유로), 요슈아 키미히(1950만유로), 세르주 그나브리(1887만유로), 레온 고레츠카(1800만유로)의 뒤를 잇는다. 킹슬리 코망과 같은 수준이고, 수비의 또 다른 핵심인 마티아스 더 리흐트(1600만유로)보다 많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어느 정도로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연봉만 많은 게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에도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이 나폴리에 지급해야 하는 이적료는 7000만유로(약 979억원)에 수준이다. 나폴리는 구단 규모에 따라 바이아웃 금액이 변경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규모 클럽의 경우 바이아웃 금액은 5000만유로(약 699억원)로 설정되어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처럼 대형 클럽은 더 많은 바이아웃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실력과 잠재력을 고려할 때 그리 과한 이적료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적료 7000만유로 지출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 구단 간 합의에 큰 걸림돌이 없을 전망이다.

심지어 RMC에 따르면 에이전트 수수료도 1500만유로(약 211억원)나 발생한다. 5년 연봉에 나폴리에 지급할 이적료, 에이전트 수수료까지 합치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확보에 1억7000만유로(약 2386억원)라는 거액을 쓰게 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음시즌 구상을 위해 수비 라인업을 정리하고 있다. 김민재에게 제시한 조건을 보면 2023~2024시즌 그의 팀 내 입지를 가늠할 수 있다. 더 리흐트뿐 아니라 이적설이 나오는 루카스 에르난데스(1500만유로), 다요 우파메카노(1000만유로) 등보다 김민재가 훨씬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바이에른 뮌헨이 이 정도로 많은 지출을 해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김민재가 수비의 본고장은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이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데뷔 시즌에 세리에A를 정복했다. 나폴리에 스쿠데토(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리그 최고의 수비수에 선정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맹활약하며 국제 대회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증명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속한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압도적인 수비 능력을 과시하며 16강전 두 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과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치며 김민재는 늘 빠른 적응력으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도약했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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