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용일기자] 손흥민이 스포츠탈장 수술 여파로 또다시 선발진에서 제외된 가운데 이강인이 적극적인 슛으로 엘살바도르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입국 전 일본에 0-6 참패한 엘살바도르는 뒷문을 걸어잠그고 한국 공세를 버텨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랭킹 27위)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북중미의 엘살바도르(75위)와 평가전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한국은 조규성이 최전방 원톱으로 포진하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좌우 윙어로 포진했다. 이재성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뒷받침했다. 황인범과 박용우가 중원을 지킨 가운데 김진수~박지수~정승현~설영우가 포백 요원으로 섰다. 김승규가 변함 없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달 24일 개막하는 북중미 골드컵 출전을 앞둔 엘살바도르는 골키퍼를 포함해 일본전과 비교해서 선발 5명을 바꿨다. 브라얀 힐이 일본전에 이어 최전방을 지킨 가운데 크리스티안 마르티네스, 아롤드 오소리오가 2선에 가세했다. 최후방 수비진에도 에릭 카발세타가 선발 출격했다.

클린스만호 첫 승을 겨냥하는 한국은 전반에 볼 점유율 70% 우위를 보이며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이강인과 황희찬이 좌,우를 교차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그러나 ‘일본전 참패 보약’을 마신 엘살바도르는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한국 공세를 틀어막았다.

전반 4분 한국은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설영우의 침투에 이어 이재성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강한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문장 토마스 로메로가 쳐냈다. 5분 뒤엔 김진수가 왼발 크로스한 공을 조규성이 장기인 타점 높은 헤더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13분엔 엘살바도르 수비 실수로 끊어낸 공을 이강인이 절묘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뒷공간을 파고든 조규성에게 연결했다. 그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골문 위로 떴다.

위기를 넘긴 엘살바도르는 일본전보다 간결하고 빠른 역습으로 슛까지 도달했다. 또 변화가 많은 한국 수비진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7분 설영우가 수비 가운데로 찔러준 공이 빠졌다. 엘살바도르 나르시오 오레야나가 노마크 기회에서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빗맞으며 골문을 벗어났다.

주춤하던 한국은 이강인의 개인 전술로 기회를 엿봤다. 전반 20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흐른 공을 따낸 그는 속임 동작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슛했다. 그러나 공이 다소 높게 떴다. 8분 뒤엔 이강인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특유의 탈압박으로 상대 견제를 이겨낸 뒤 페널티박스 정면 25m 지점에서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다. 이번에도 골문은 외면했다.

엘살바도르는 전반 30분 마르티네스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한국 수비와 볼 다툼을 이겨낸 뒤 위협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김승규를 긴장하게 했다.

페루전에 결장한 ‘캡틴’ 손흥민은 벤치에서 다소 답답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도 ‘마수걸이 승리’가 쉽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한국은 전반 42분 이강인이 다시 한번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슛을 때렸지만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전열을 가다듬은 엘살바도르 수비진을 무너뜨리려면 더욱더 빠른 템포의 연계 플레이가 요구된다. 후반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 나상호, 문선민 등 대기 중인 공격수 뿐 아니라 ‘손흥민 카드’까지 꺼내들어 1승에 사활을 걸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