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용일기자] “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좋아요. 할 일이 많이 남아있거든요.”
스스럼 없이, 자신을 향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리그의 ‘메가 오퍼설’에 답했다. 축구국가대표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전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최근 스타 선수 영입전에 나선 사우디 오퍼에 대해 잠시 말을 고른 뒤 소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 리그는 지난 겨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유와 결별하고 알 나스르에 합류한 것을 비롯해 최근 카림 벤제마도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었다. 사우디 ‘빅4(알 나스르.알 이티하드.알 힐랄.알 아흘리)’는 최근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지배권을 쥐면서 축구계 빅네임을 사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월드클래스 선수로 도약한 손흥민 역시 범주에 들었다.
이날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소식통을 인용 ‘손흥민이 4년간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1억원)씩 받는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클럽은 사우디 리그 소속 알 이티하드로 알려졌다. 앞서 손흥민은 사우디 주요 클럽으로부터 ‘메가 오퍼’를 받는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이 얘기에 “어떻게 얘기해도 (이적설은) 돌 것”이라며 “난 아직 그 리그(사우디)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EPL이 좋다.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또 “(과거 대표팀에서) 성용이 형이 얘기하지 않았느냐.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지금은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고,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 EPL에서 해야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기성용은 실제 과거 A대표팀 주장직을 맡은 2016년 ‘축구 굴기’를 내세우며 현재 사우디 리그처럼 스타 선수 영입에 나선 중국의 한 클럽에서 200억원이 넘는 연봉으로 영입 제안을 했으나 거절한 적이 있다. “한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는 말을 실제로 해서 국내 팬의 지지를 받았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전성기 나이를 보내는 그로서는 현재 연봉 수준의 두 배가 넘는 제안을 쉽게 뿌리치기 어렵다. 그러나 유럽 빅리거로 가치를 더 높일 생각을 하면서 과감하게 사우디행 거절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 축구의 자부심,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 EPL에서 해야 할 과제가 많기에 토트넘에서, 돌아가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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