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기자]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후 골을 넣은 박용우에 대해 말을 아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경기에서 광주FC에 1-0 신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얻은 울산은 50점을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 나갔다.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박용우였다. 후반 14분 코너킥에서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용우는 최근 인종차별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다. 논란 속 A대표팀에서 뛰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단 한 경기 출전 정지라는 경징계를 내려 축구 팬의 비판을 받았다. 사건 초기만 해도 언론을 통해 엄중한 징계를 시사했던 울산은 추가 징계 없이 사건을 무마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광주 홈 팬은 박용우가 공을 잡을 때마다 격하게 야유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박용우는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울산 서포터 앞으로 이동해 90도로 인사를 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해줄 이야기도 없다”라고 짧게 말했다.

접전 끝에 승리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우리 팀에게 어려운 경기였다. 지난 패배에서 벗어나야 하는 경기였는데 광주가 상승세였다. 광주의 열기가 대단했다. 우리 입장에서 쉽지 않았다. 그래도 준비한 대로 통제한 경기였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그게 우리 전략이었다. 전반전에 힘이 있을 땐 우리가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다. 실점하지 않고 볼을 잡으면 급하지 않게 사이드로 반대로 전환해 소유하는 전략이었다. 상대가 중요한 부분이 가운데 미드필더의 침투 패스인데 우리 선수들이 완벽하게 막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는 홍 감독은 “더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 지난해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잘하는 것을 잘할 수 있게 격려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고치려고 한다. 주위에서 잘한다고 하니 급해질 수 있고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해왔던 대로 침착하게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다음 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홍 감독은 “준비를 잘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포항도 좋은 상태다. 우리에겐 원정이다. 잘 회복해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