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박준범기자] ‘벨호’가 역전승을 일궈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2-1로 승리했다. 아이티전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이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호주로 출국한다.

아이티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3위다. 대표팀(17위)보다는 물론 월드컵 예선 1차전 상대인 콜롬비아(25위)보다 한참 아래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날 아이티를 맞아 속도와 피지컬에 밀려 상당히 고전했다.

심서연~임선주~김혜리로 스리백을 구축한 대표팀은 전반 초반 아이티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집중했다. 아이티는 양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격 기회를 엿봤다. 크로스는 물론 문전에서 세밀한 플레이로 대표팀을 위협했다.

결국 전반 16분 선제 실점했다. 아이티의 후방 패스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 추효주가 걷어내지 못했다. 그 사이 몽데지르가 단숨에 페널티박스로 진입했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그대로 대표팀의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뒤에도 아이티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슛을 한 차례 날렸다. 대표팀은 후방에서 시작되는 공격 전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벨 감독은 이후 추효주를 3선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포메이션을 포백으로 바꿨다. 김혜리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배치했다. 볼 흐름이 다소 원활해졌으나 두드러진 공격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결실은 이뤄지지 않았다. 손화연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패스했다. 최유리가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는데 아이티의 수비를 맞고 벗어났다.

대표팀은 전반 시작과 함께 골키퍼 김정미 대신 윤영글을, 수비수 김혜리 대신 홍혜지를 투입했다. 후반 3분 조소현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표팀은 아이티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후반 13분 지소연과 조소현의 연이은 슛은 아이티 수비 벽에 막혔다. 대표팀의 측면 플레이도 서서히 살아났다. 최유리와 손화연은 물론 미드필더 조소현과 측면 수비수 장슬기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후반 31분 최유리를 대신해 강채림이 투입됐다. 후반 36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지소연의 프리킥 패스를 받은 장슬기의 오른발 슛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이후에도 대표팀은 아이티를 상대로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세를 취했다. 끝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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