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의도하진 않았지만…”
대구FC 수비수 홍철은 지난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에서 전반 13분 감각적인 코너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최초 기록은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자책골이었으나, 경기 종료 후 정정돼 홍철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더욱이 대구는 전반 5분 만에 연제운에게 실점한 상황이라 의미가 컸다. 빠르게 동점을 만든 대구는 후반 추가시간 장성원의 극적인 역전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1을 확보한 대구는 중위권 싸움에서 다시 한번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홍철은 “제주 원정은 항상 힘들다. 연패를 하느냐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느냐의 싸움에서 이겼다. 승리가 필요했는데 기분이 좋다”라며 “의도치 않게 득점이 돼 기쁘다. (김)동준이가 내가 킥하면 앞으로 나오는 골키퍼다. 강하게 차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 득점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이 이긴 것에 만족하려고 했는데, 기록이 정정돼 (내 득점으로) 바껴 기분은 좋다”고 활짝 웃었다.
홍철은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복귀해 대구의 왼쪽 측면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1990년생인 홍철은 대구에서도 베테랑에 속한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 체력적인 부분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홍철은 “젊은 나이가 아니니까 힘든 부분은 있다. 감독님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힘들어도 충분히 버티면서 경기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져 출전 시간 분배는 조금씩 해야할 것 같다. 힘들어도 승리하면 기쁨은 배가 되긴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에는 홍철 외에도 이근호, 이용래, 오승훈 등 그보다 나이가 많은 베테랑들이 있다. 골키퍼 오승훈은 제주전에서 선발 출전했고 이근호와 이용래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투입돼 잠깐 그라운드를 밟았다. “아저씨들이 3분정도 뛰었다”라고 웃은 홍철은 “형들 보면서 많이 배웠고 커왔다. 어린 친구들도 나를 바라보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큰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도와주려고 한다. 조언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대구 축구에 붙은 호칭은 ‘딸깍’ 축구다. 홍철도 이 표현에 고개를 끄덕였다. 홍철은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정말 동계훈련을 가장 힘들게 했다. 감독님이 ‘힘들 때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후반전에 들어가도 더 잘 뛰어다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에 강하고 역전승을 해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철은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데 절대 연패는 있으면 안 된다. 연승을 늘려가야 한다. 2연패를 하면 쭉 내려갈 수 있다. 연승 하면서 분위기 좋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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