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예고와 함께 우리나라의 일본 어패류 수입량도 30% 넘게 줄어 세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3배 이상 급증, 한국이 맥주 수입국 1위를 차지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아사히 등 일본맥주는 방사능 맥주라 불리며 불매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1910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34.7% 줄었다. 수입액도 1015만 6000달러로 21.7% 줄었다. 이로써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세 달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어패류 수입량과 수입액은 활어와 냉장·냉동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의 어패류를 모두 합한 것이다.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올해 1∼3월에는 세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달까지 세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예고하며 일본에서 수입하는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과 관련성이 크다는 평가다. 일본이 다음 달 오염수 해양 방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일본 어패류 수입 감소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2011년 3월 발생한 지진 해일(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됨에 따라 같은 해 9월 후쿠시마를 비롯한 주변 8개 현 모든 어종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이 조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어패류와 달리 일본 맥주 수입은 대폭 늘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264.9% 늘었고, 수입액은 456만달러로 291.1%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량과 수입액은 일본이 2019년 7월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최대치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 2019년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고, 국내에서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국내에서 인기 있던 일본 맥주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에서 사라졌고, 일본 맥주 수입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도 약화돼, 일본 맥주 수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일본 맥주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갔다.
특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올해 5월 출시 당시 조기 품절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국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수입량의 27.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3431t), 폴란드(2125t), 네덜란드(2089t), 미국(1372t)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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