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나부터 더 잘 쳐야죠.”

시즌 초반 부상 암초를 만나 부진을 거듭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T가 전반기 마지막 ‘3연승’을 적어내며 마무리했다. 순위도 ‘7위’까지 끌어올리며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희망을 살렸다.

낯설지 않다. KT는 지난 시즌에도 개막 후 두 달 동안 22승28패(승률 0.440)로 리그 8위에 머물다 6월부터 반등을 시작하더니 결국 정규시즌 4위로 마무리하며 가을무대를 밟았다. KT는 2020시즌에도 개막 후 두 달 동안 21승27패(승률 0.438)로 8위에 자리하다 2위로 뛰어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바 있다.

현재 KT는 37승2무41패(승률 0.474)로 6위 KIA(36승1무39패, 승률 0.480)와 0.5경기 차,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에 올라 있는 롯데(38승39패, 승률 0.494)와는 단 1.5경기 차다. 4위 NC(39승1무38패, 승률 0.506)와 불과 2.5경기 차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후반기 ‘박 터지는’ 중위권 다툼이 예고된 것.

후반기를 앞두고 KT의 중심타자 박병호의 각오도 남다르다.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만난 박병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이 없어야 할 것 같다”며 “나부터 잘 쳐야 할 것 같다. 나를 포함해 전반기에 스스로 부진했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이 후반기에 힘을 내줘야 순위 싸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기 부족했다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해 홈런 등 장타력이 많이 줄었다는 것. 실제로 박병호는 지난 시즌 전반기 8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291타수 77안타) 27홈런 70타점을 적었지만 올시즌엔 71경기에서 타율 0.267(247타수 66안타) 7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개수만 단순 비교해도 20개 차이가 난다.

박병호는 “내 개인적으로 지난해 성적에 비해서 장타력이 많이 떨어졌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후반기에 정말 부상 없이 전반기 마지막에 좋았던 느낌을 갖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후반기 팀 후배 강백호의 부활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강백호는 전반기 52경기에서 0.273의 타율과 5홈런 2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다 심신상의 피로를 이유로 지난달 9일 2군에 내려가 재정비를 한 후 약 한 달만인 지난 11일 1군에 복귀했다. 박병호는 “(강)백호가 아직은 힘들어하는 느낌이 있는데 하루 빨리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곧 후반기 올스타 대전이 시작된다. ‘반등의 KT’가 다시 한번 가을야구를 향해 전력질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