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바이아웃 조항이 없었다면 김민재의 실제 이적료는 어느 정도였을까.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은 19일(한국시간) 김민재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무려 5년으로 김민재는 2028년까지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데려오기 위해 나폴리에 지급한 이적료는 바이아웃에 해당하는 5000만유로(약 711억원)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2022년 여름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했는데, 당시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이적료로 1800만유로(약 256억원)를 썼다. 지출한 금액의 세 배에 가까운 5000만유로 정도면 바이아웃으로 충분히 안전한 금액이라 여겼을 것이다. 실제로 3200만유로(약 455억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그렇다면 김민재가 바이아웃 조항을 걸어놓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의 이적료를 받고 바이에른 뮌헨, 혹은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까.

나폴리 지역지 일 마티노는 나폴리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까지 가능했을 것이라 분석한다. 이 매체는 나폴리를 떠나며 가장 많은 이적료를 남긴 선수 네 명을 소개했다. 1위는 곤살로 이과인으로 2016년 유벤투스로 이적할 당시 9000만유로(약 1280억원)를 기록했다. 에딘손 카바니가 2013년 파리생제르맹으로 떠날 때는 6500만유로(약 925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했다. 3위는 조르지뉴로 2018년 6000만유로(약 853억원)를 남기고 첼시로 이적했다. 김민재는 세 선수의 뒤를 이어 4위에 자리한다.

일 마티노는 “김민재는 바이아웃이 없었다면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과인을 위협했을 것”이라며 이과인이 기록한 9000만유로의 이적료도 가능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바이아웃이 오히려 나폴리에게는 손해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차라리 바이아웃을 정하지 않았다면 나폴리는 상황을 관망하며 더 많은 이적료를 챙겼을지도 모른다. 상황에 따라서는 김민재를 보내지 않고 다음시즌에도 품고 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현재 김민재의 시장 가치로 6000만유로를 책정하고 있다. 전 세계 센터백 중 8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1위 루벤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8000만유로)와는 2000만유로 차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이적시장은 ‘거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디아스만 봐도 2020년 벤피카를 떠나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때 시장 가치가 3500만유로(약 498억원)였는데 실제로 발생한 이적료는 7200만유로(약 1024억원)에 달했다. 선수,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해도 각 팀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이적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게 이적시장의 원리다.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6000만유로 태그가 붙은 김민재도 이적료가 폭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바이에른 뮌헨이 바이아웃 금액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빠르게 나폴리와 협상한 것만 봐도 5000만유로가 얼마나 저렴한지 가늠할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 역대 3위에 해당하는 큰 이적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이적시장 시세를 고려하면 그리 큰 금액으로 보기 어렵다.

게다가 김민재는 1996년생으로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면 시장 가치는 더 상승할 확률이 높다.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축구계 표현이 어울리는 선수가 바로 김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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