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중국의 헝다 그룹이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 품목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이 대내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 관광을 재개하면서 면세점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헝다 455조 채무 “中정부 통제 가능 vs 되살아날 기미 없다” 전망 엇갈려
지난 2021년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이 됐던 곳이 바로 헝다다. 헝다는 2021년 디폴트에 빠진 뒤 채무 구조 조정을 단행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헝다 부채는 3400억달러(약 455조원)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한다. 때문에 중국에서 헝다를 중국 정부가 국유화나 구제금융을 통해 위기를 진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 업자들의 채무는 위안화로 발행한 규모가 큰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헝다의 채무는 455조원으로 엄청난 규모에 해당된다. 완다·비구이위안·위안양 등 부동산 업체들의 도미노 디폴트가 생길 경우 11조4209억달러(약 1경5300억조원)로 추산된다. 중국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으로 묘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우려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디폴트 위기에 이어 이 회사들에 대거 투자한 신탁회사들도 유동성 부족 때문에 예탁금 지급을 연기하고 있다”며 “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데이비드 로슈 인디펜던트 스트래터지 사장은 CNBC 방송에서 “중국 경제 모델은 해변에 떠밀려 가 있는 상태로 되살아날 기미가 없다”며 “중국은 부실 채권과 자산을 수술하듯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 수출품, 대폭 줄어들 것” 전망

문제는 중국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GDP에서 25%로 집계될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침체는 곧바로 중국 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경제가 이례적으로 수출입 절벽과 함께 내수 절벽이라는 ‘쌍절벽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소비, 생산 및 투자의 트리플 둔화는 물론 그 속도도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개발업체의 잇따른 채무 불이행 사태가 고용시장 악화와 투자 부진을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수출 부진은 제조업 경기 및 고정투자 부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수출 품목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1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제1의 수출처는 분명 중국”이라며 “중국 경제가 안 좋다라는 건 우리나라 수출품들이 중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면세점 ‘수혜’ 업종 주목

이에 반해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 관광을 금지했던 중국이 이번 경제 위기를 계기로 한국 관광을 재개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철옹성처럼 굳게 닫았던 관광 빗장을 풀게 된 것은 중국 내 많은 관광객들이 단체관람으로 한국을 오게 되면서 중국 내 관광분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절박함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 유통사들도 면세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반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의 수혜는 단연 면세점”이라며 “주력 고객이 따이공(물건을 대신 구입해주는 보따리상)에서 단체관광객으로 변화하게 되면 면세점의 업의 본질이 변화할 수 있고 이는 면세점 가치도 재평가 될 수 있다”며 호텔신라(15만원), 현대백화점(11만원), 신세계(35만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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