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부끄러워하자.”

조규성이 뛰는 덴마크 수페르리가 미트윌란 지지자도 현지를 방문한 한국 팬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가해자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미트윌란 구단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인 관중이 인종차별적 행위를 당했다. 구단은 가해 관중 2명에게 1년간 입장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시건은 이틀 전 미트윌란 홈경기장인 MCH아레나에서 열린 오모니아(키프로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 2차전이다. 조규성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한국인 관중에게 덴마크 현지 2명의 관중이 ‘눈 찢기’ 등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

미트윌란 구단은 ‘경기 중 사건을 인지하고 즉시 (한국인) 피해자에게 연락해 사과했다. 이들은 덴마크 관중의 사과를 받았고 당사자끼리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됐다’고 했다. 또 ‘구단은 이후에도 한국인 피해자와 대화했다. 그는 더는 문제가 지속하는 걸 원하지 않았으며 당일 문제 처리에 만족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미트윌란 구단은 이후 가해자 2명에게 1년간 경기장 입장 금 지 조치라는 철퇴를 내렸다. 그러면서 ‘축구는 사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반대가 돼서는 안 된다. 구단은 인종차별 행위를 근절하고 상호 존중과 다양성을 위해 공동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관련 글이 게재된 미트윌란 구단 소셜미디어 댓글 공간엔 미트윌란을 지지하는 덴마크인도 너나할 것 없이 인종차별 행위를 한 가해자를 비판하고 나섰다.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글을 보면 ‘부끄러워하자. 이 사람들은 조규성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이 작은 마을까지 많은 돈을 들여왔다. 누구도 여행할 때 나쁜 기억을 품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또다른 팬은 ‘같은 미트윌란 팬인데 차별하지 마라. 서로서로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장문의 글을 남긴 한 팬은 ‘한국인 팬의 밤은 인종차별적 팬에 의해 망가졌다. 그들이 쏟은 시간과 노력, 설렘은 모두 망가진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구단이 가해자를 (즉시) 쫓아냈어야 했다’며 ‘현재 축구 리그에서 인종차별은 큰 문제이며 강력하게 맞서는 게 중요하다. 라 리가와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 첼시, 브렌트퍼드, 마요르카 팬은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3년 동안 모두 (경기장 출입이) 금지됐다’며 구단 조처가 약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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