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기자] “막말로 현장은 죽으란 겁니까.”
키움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3 KBO 잔여경기 재편성 일정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랜더스와 원정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홍원기 감독은 향후 일정 질문이 나오자 “잔여경기 일정이 불합리하더라. 이해가 안 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전날 창원에서 3연전을 하고 바로 고척에서 경기를 한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같은 날 2경기를 치르는 것)더라. 그리고 그 다음날 또 오후 2시 경기다. 뒤에 예비일을 잡아놓고 이런 식으로 편성하는 게 말이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키움은 오는 9월 5~7일 창원에서 NC와 원정 3연전을 치른 후, 8일 고척에서 한화와 홈경기를 갖는다. 문제는 다음이다. 키움은 9월 9일 한화와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를 치른다. 다음날인 10일은 더블헤더가 아니지만 주말이라 오후 2시에 경기가 있다.
키움은 9월 5일부터 6일간 총 7경기를 치르는데 9일 더블헤더로 두 경기를 치르고, 다음날 다시 오후 2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홍 감독은 이 부분을 짚으며 “뒤에 예비일(9월 11~14일)도 남아있는데 굳이 이렇게 편성한 것은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강하게 말했다.
홍 감독은 “물론, 많은 경기(116경기)가 취소돼 일정 잡는 게 어렵다는 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편성해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특성상 우천 취소될 가능성이 0에 가까운데 예비일을 잡은 점, 그리고 뒤에 4일이나 예비일을 만들어 놓았음에도 앞에 6일간 강행군을 펼치는 일정을 짜놓은 점이 홍 감독 불만의 요지다.
홍 감독은 “지금 우리 불펜이 과부하 상황이다. 이런 일정은 막말로 선수들, 현장은 다 죽으란 말인가. 우리는 홈구장 특성상 우천 취소없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천 취소 없이 달린 이점도 없다. 불합리하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거듭 말했다.
KBO 관계자는 “3연전을 최대한 맞추다 보니 일정이 이렇게 짜였고, 더블헤더를 균등하게 배분하려는 의도로 일정을 맞췄다. 고척에서 더블헤더는 그 날짜밖에 안 된다. 그리고 고척돔에 예비일을 놔둔 건 그렇게 매년 편성해왔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재편성 일정을 보면 모든 구단이 강행군을 펼치는 일정이다. 그래도 키움 입장에선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119경기)를 쉼 없이 치러왔는데 막상 마주한 일정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이 “세밀한 고려없이 억지로 더블헤더를 끼워 넣은 모양새”라고 강하게 주장한 이유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