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배우 하정우가 손기정 선생의 얼을 담고 연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가 1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1947 보스톤’은 광복 후 조국을 찾은 줄 알았으나 미군정부가 들어서며 혼란을 겪던 시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손기정(하정우 분) 감독과 남승룡(배성우 분) 선수 겸 코치, 서윤복(임시완 분) 선수의 보스턴 여정을 그린다.

극 중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 마라토너 손기정을 연기한다. 금메달을 목에 걸 당시 월계관으로 일장기를 가린 것 때문에 마라토너의 삶을 포기하라는 일제의 명령을 들은 뒤 조용히 살다 서윤복을 만나며 조국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선다.

이날 하정우는 “감독이나 선배는 처음인 것 같다. 임시완과 제가 한 화면에 잡히는 걸 보면서 내가 나이가 찼다는 걸 느꼈다. 그 외 특별한 건 없었던 것 같다”며 “손기정 선생님이 선수단을 이끌고 보스턴 여정에 올랐다. 내게는 책임감이 있었다. 태극기를 달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떤 울분이 있었을 것 같다. 저는 손기정 선생님의 마음을 내내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면, 제 영혼과 말과 생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손기정 선생님에 대해 잘 몰라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이번 연기는 제가 아니라 손기정에게서 출발했다”며 “테이크마다 ‘손기정 선생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염두에 두며 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초반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에서 손기정이 월계관으로 일장기를 가리는 장면을 그려낸다. 당시 하정우는 비장함 때문이었는지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정우는 “초반 프롤로그에서 시상대에 올라야 하는데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따. 영화 세트가 아니라 그 시대에 옮겨간 것 같았다. 마음이 무거웠었다. 촬영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엄숙함이 느껴졌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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