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소공동=윤세호기자] 1라운드 지명권은 없지만 기대를 놓을 수는 없다. 현재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만 봐도 그렇다. 김현수, 박해민, 신민재는 육성 선수 출신. 문성주와 유영찬은 각각 10라운드, 5라운드에서 지명됐다. 1차 지명, 혹은 1라운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LG 신인 드래프트다.
LG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를 제외한 10장의 지명권을 사용했다. 지난 7월 29일 트레이드로 최원태를 영입하며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으로 보냈지만 2라운드부터 지명할 선수들을 주시했다.
2라운드에서 인천고 우투우타 외야수 김현종, 3라운드에서 동원과학기술대 내야수 손용준, 4라운드에서 글로벌선진학교를 졸업하고 캔자스시티 로얄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우투수 진우영을 지명했다.
5라운드에서는 홍익대 내야수 김대원, 6라운드에서는 고려대 우투수 정지헌, 7라운드에서는 광주제일고 포수 배강을 선택했다. 8라운드에서는 휘문고 우투수 김종우, 9라운드에서는 구리인창고 좌투수 강석현, 10라운드에서는 야탑고 우투우타 내야수 김도윤, 마지막 11라운드에서는 성균관대 우투좌타 외야수 심규빈이 LG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후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스피드와 힘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선택했다. 2라운드에서 지명한 김현종 선수는 좋은 체격에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 손용준, 김대원, 김도윤까지 모두 주력이 좋다. 올해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을 지명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고 지명 방향대로 드래프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현종은 올해 18경기 70타석 타율 0.412 OPS 1.316 3홈런 10도루 18타점 20득점으로 활약했다. LG 스카우트 팀은 “공격력에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중·장거리 유형으로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 능력, 타구 반응 속도 등 전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김현종을 소개했다.
3라운드 동원과학기술대 우투우타 내야수 손용준 또한 21경기에서 4홈런 18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힘과 스피드를 두루 자랑했다. 5라운드 우투우타 내야수 김대원도 13경기에서 19도루를 올렸다.
다가올 야구 혁명에 대비한 지명이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MLB)처럼 앞으로 2년 내로 피치클락과 견제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MLB가 도입한 변화를 고스란히 옮겨갈 계획인데 MLB는 새로운 규정이 도입되면서 도루가 부쩍 늘었다. 빠른 주자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고 도루 성공률과 횟수가 두루 높아졌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또한 올해 이미 KBO리그 한 시즌 최다보다 많은 35도루를 기록했다. 2019년 키움에서 33도루가 자신의 한 시즌 커리어하이였는데 MLB 입단 3년 만에 이를 경신했다. 피츠버그 배지환도 자신의 장점을 살려 도루 23개를 올렸다.
규정 변화에 앞서 이미 부지런히 뛰고 있는 LG다. LG는 올시즌 도루 성공(139회)과 실패(82회)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에 있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습관로 자리매김했는데 이는 분명 앞으로 다가올 야구 혁명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에 지명한 신인들 또한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마주할 전망이다.
LG 2군 시설인 이천챔피언스필드에는 이미 피치 클락이 설치돼 돌아가고 있다. 내부적으로 평가전을 치를 때는 MLB와 동일하게 피치클락을 적용하고 견제에도 제한을 둔다.

더불어 4라운드에서 지명한 해외파 우투수 진우영은 즉시전력감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 팀장은 “프로에서 중간 투수로 바로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간 투수로 경험을 쌓으면 추후 선발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기본적으로는 파이어볼러 유형이다. 여기에 스플리터라는 좋은 무기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선진학교 출신의 진우영은 2019년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2021년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 리그에서 뛰었고 당해 9월 방출됐다. 그리고 12월부터 군 복무에 임해 이미 전역했다. 만 22세로 대졸 선수와 같은 나이인데 군복무를 마쳤다.
LG 스카우트 팀 또한 이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고졸 선수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즉시 전력감 군필 투수다. 매년 마운드에서 새로운 얼굴이 나오는 LG인 만큼, 진우영이 머지 않은 시점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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