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광주FC ‘이정효 매직’이 무섭다. 패배를 모른 채 오름세를 타는 광주가 FC서울 원정에서 승리, 3연승이자 10경기 연속 무패(5승5무)를 달렸다.
광주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허율의 선제 결승포로 1-0 신승했다. 13승9무8패(승점 48)를 기록한 광주는 4위 FC서울(승점 43)와 승점 격차를 5로 벌리면서 3위를 지켰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6)와 승점 차를 8로 줄였다.
이 감독 체제에서 올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광주는 앞서 구단 한 시즌 최다승에 이어 이날 최다 승점 신기록을 세웠다. 광주는 지난 2016년 팀 역사상 1부에서 가장 많은 승점 47점을 확보한 적이 있다. 이날 48점을 얻으면서 또다른 이정표를 썼다. 무엇보다 지난 7월7일 강원FC전 1-1 무승부 이후 두 달 넘게 패배가 없다. 구단 사상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확보도 결코 꿈이 아니다.
반면 서울은 김진규 대행 체제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김 대행은 지난 라운드에서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는 등 지난 2경기에서 1승1무를 해냈다. 그러나 이날 광주에 쓴 맛을 봤다.

김진규 서울 대행은 기성용을 포어 리베로로 두는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임상협~김신진~나상호 공격 삼각 편대로 뒀고 고요한과 팔로세비치가 허리 요원으로 나섰다. 김진야와 박수일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스리백은 김주성~기성용~오스마르다. 골문을 최철원이 지켰다.
광주는 토마스와 허율이 최전방에 배치된 가운데 하승운~이희균~아사니가 뒤를 받쳤다. 이순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가운데 두현석~안영규~아론~이상기가 포백을 구성했다. 김경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광주는 킥오프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서울 수비를 흔드는 예리한 침투 패스로 공간을 연 광주는 왼쪽 측면에서 두현석이 찔러준 공을 하승운이 절묘한 힐패스로 골문 앞 허율에게 연결했다. 그가 서울 수비수 김주성의 견제에도 반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서울은 광주 특유의 전방 압박, 강한 일대일 방어에 고전했다. 광주 수비망을 허물기엔 패스 템포도 빠르지 않았다. 전반 17분 김신진이 후방 침투 패스를 받아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30분엔 한 차례 광주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 나상호가 낮게 깔아찬 공을 김신진이 이어받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 역시 골문을 벗어났다.

광주는 전반 32분 아사니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반격했다. 이후 후방 이순민을 중심으로 서울 공세에 여유롭게 대처, 지향하는 빌드업 색채를 뚜렷하게 내세우며 영리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서울은 전반 막판 공세를 퍼부으며 광주를 두드렸다. 전반 44분과 45분 임상협이 문전에서 연달아 왼발 슛을 때렸는데 각각 골대를 때리고, 광주 수문장 김경민 선방에 걸려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이어 팔로세비치의 왼발 프리킥도 김경민이 몸을 던져 쳐냈다.
김 대행은 후반 시작과 함께 포백으로 변화를 줬다. 김신진과 임상협을 빼고 스트라이커 일류첸코, 왼쪽 풀백 자원 이태석을 각각 투입했다. 나상호와 김진야가 좌우 측면을 도맡았다. 광주도 하승운을 빼고 엄지성을 넣었다.
서울은 후반 6분 기성용의 코너킥 때 오스마르가 공격에 가담, 노마크 헤더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5분 뒤엔 역습 기회에서 나상호가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또다시 김경민이 막아냈다. 후반 14분에도 일류첸코의 침투 패스 때 나상호의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는 등 여러 차례 반격에도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 대행은 후반 15분 팔로세비치와 김진야를 빼고 한승규 윌리안을, 후반 30분엔 고요한 대신 지동원을 각각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광주도 토마스와 허율을 빼고 주영재와 이건희를 각각 투입하며 맞섰다.
서울은 공격 주도권을 쥐고 몰아붙였지만 좀처럼 광주 수비를 뚫지 못했다. 기성용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이 김경민 손에 걸린 데 이어 후반 34분 코너킥 기회에서는 지동원이 노마크 기회에서 오른발 논스톱 슛을 시도했지만 김경민의 정면을 향했다. 왼쪽 측면에서 윌리안의 돌파 역시 큰 효력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광주의 엄지성이 막판 공을 따낸 뒤 페널티에어리어를 질주, 강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앞선 상황에서 반칙을 지적, 득점을 취소했다.
광주는 흔들림이 없었다. 서울의 최후 공세를 집중력을 발휘해 저지했다. 결국 적지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따내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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