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원로 가수 박일남이 속죄를 위해 방랑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2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1963년 ‘갈대의 순정’으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박일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박일남은 “처음 낸 음반이 많이 나갔더라. 요즘으로 치면 300만 장이 나갔다. 출연료 받은 게 이만큼 된다. 그걸 철제 캐비닛에 넣어 놓는다. 요즘으로 치면 빌딩 한두 개는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잘나갔던 과거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길 위를 방랑하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박일남은 “딱히 갈 곳이 없으니까 그냥 돌아다닌다. 내 발길 닿는 곳까지”라고 전했다.

이어서 방랑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에 가족들한테 미안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속죄하는 의미에서도 혼자 고생을 좀 해야 한다. 자기 잘못을 알아야 하잖나. 내가 뭘 잘못했는지. 잘못한 게 있기 때문에 가족한테 더 실망감이나 더 힘든 모습 보여주기 싫으니까 나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수가 된 계기로는 “지금은 카페라고 하고 7080이라는 곳인데, 내가 흥얼대는 걸 듣고 ‘노래 한번 해봐라’해서 올라갔더니 ‘무슨 노래 하겠냐’고 했다. 그래서 ‘모나리자’를 불렀다. 불렀더니 박수가 나오고 난리가 났다. 그날 노래했더니 주인이 그 다음 날 또 오라고 했다. 그 다음부터 내가 가면 노래를 시켰다. 그래서 가수가 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의 반대가 있었다고 했다. 박일남은 “내가 가수 되는 걸 절대 이해 못했다. ‘왜 그런 거 하냐’고 했다. 그때는 가수라고 하면 ‘딴따라’라고 했다. 당시 직업군으로 치면 최하위였다. 사람 취급을 안 했다. 뭐 사당패라고 하니까. 우리 어머니는 그 시대 사람이니까 왜 하냐는 거다. 집안 3대 독자라 공부도 시켰고 몸 건강히 운동도 시켰다. 호적을 판다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결국 어머니의 뜻을 어기고 가수가 됐다고 밝혔다.

박일남은 젊은 시절 폭행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한 친구(연기자)가 아주 버르장머리가 없었다. 자기 선배들한테도 말을 막 하고 그래서 내가 야단을 쳤다”라며 “자기가 볼 때 가수 나부랭이가 된 거다. 그게 감정으로 비화해서 제가 따귀 한 대를 때렸다. 그 일로 구속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중학교 2학년 때 권투를 배웠다. 나중에는 레슬링까지 배웠다. 그러니까 그 다음은 뒷골목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친구가 생기는 거다. 나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후배들. 남들이 볼 때는 ‘저거 깡패 두목이다’라고 그때 언론사나 방송이 치부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가수협회장으로 있을 당시 연예인 아파트 건축 사업을 시작했다가 토지비 조성 문제로 부도를 내면서 사기 혐의까지 얻게 됐다. 박일남은 “사기꾼이 무슨 노래를 불러? 아예 안 했다”라며 “출연 섭외가 들어와도 안 했다. 가수 안 한다고 하고 출연 안 했다”라고 밝혔다.

박일남은 아내에게도 속죄를 하고 싶다며 “젊었을 때 여자들과 루머가 많이 돌았다. 사실이건 아니건 아내한테는 아주 치명적인 수치심이다. 미안하다. 지은 죄를 다 속죄하고 살아야 한다”라고 털어놨다.

현재는 방랑 도중 농가에 들러 일손을 돕고 있었다. 또한 절에서 참회하며 아내를 위한 노래를 작곡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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