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의 주요 언론은 18일(한국 시간)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 담당 사장의 말을 인용해 “2024시즌에도 데이브 로버츠가 다저스 지휘봉을 잡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디비전 시리즈에서 3패로 참패한 뒤 6일 만에 로버츠의 거취가 확인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다저스는 시즌이 끝나면 2~3일 이내에 총정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 담당 사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참석한다. 정규시즌의 성과와 포스트시즌 진출 및 실패에 대한 분석과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이 끝나고 6일이 지났어도 마무리 기자회견 자리가 없었다.
이는 거꾸로 해석하면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뜻이다. 구단 수뇌부가 로버츠를 잔류시킬 것이냐, 해고할 것이냐를 놓고 오랫동안 회의를 거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팬들의 반응이 너무 격앙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팬은 포스트시즌에서 약한 로버츠를 해고하라고 구단을 압박했다. 사실 로버츠는 팬들에게 스트레스만 쌓이게 하는 주범이다. 하지만 해고할 명분이 너무 약하다.
로버츠(51)는 2016년부터 다저스 풀타임 감독으로 올랐다. 다저스 역사상 최초의 소수계 감독 발탁이었다. 선수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도루로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 결정전 4차전 대주자로 출장해 도루를 성공한 게 동점이 됐다. 결국 연장전 데이브 오티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MLB 역사상 최초로 시리즈 3패 후 4연승의 대기록이 탄생했다.
구단이 로버츠를 자를 수 없는 이유는 정규시즌 성적 때문이다. 일단 11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물론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이런 팀을 만든 아키텍처다. 어쨌든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니까 그의 성과다. 2016년부터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5차례 일궈냈다.
브루클린과 LA 다저스의 두 레전드 감독 월터 앨스턴과 토미 라소다도 이루지 못한 성적이다. 3년 연속(2021~2022년) 100승 이상도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을 제외하면 4년 연속이 된다. 2022시즌에는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 111승을 올렸다.
2017년, 2018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 등극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런 성적으로 로버츠 감독을 쉽게 해고할 수가 없다.
10개 팀에서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KBO리그라면 가을야구 성적 부진은 당장 해고감이다. 하지만 MLB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로버츠를 경질하지 못한다.
2024시즌에도 가을야구에서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줄지 또 스트레스를 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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