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양)의지 형 방망이 들고 나갑니다.”

NC ‘젊은 안방마님’ 김형준(24)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선다. 양의지(36)의 기운을 받고 간다.

김형준은 22일 오후 2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SSG와 경기를 앞두고 “의지 형과 같이 뛰면서 많이 배웠다. 와일드카드 때 방망이 좀 달라고 했다. 끝나고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 배트 들고 오늘 나간다”며 웃었다.

김형준은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과 경기에서 영웅이 됐다.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2안타 4타점을 쐈다. ‘공포의 8번 타자’가 됐다.

당시 경기 후 김형준은 “같은 팀에서 뛰면서 많이 배웠던 양의지 선배와 와일드카드전에서 붙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뛰었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전 당시 양의지도 후배 김형준을 보니 흐뭇했던 모양이다. 경기 후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고, 김형준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씨익 웃는 모습도 보였다.

김형준이 12살이나 어린 후배다. 띠동갑 후배. 그래도 김형준은 당차게 ‘배트 좀 달라’고 했다. 양의지도 흔쾌히 방망이를 줬다.

김형준은 “지난 2019~2020년 의지 형과 같이 뛰면서 많이 배웠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풀어가는 방법, 방망이 치는 것 등 전체적으로 많이 배웠다.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배운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와일드카드전 때 방망이 좀 달라고 했다. 예전에 우리 팀에서 같이 있을 때, 그때 형 방망이를 잡아보니 좋더라. 그 스타일의 배트를 계속 쓰고 있었다. 내가 아시안게임에서 안 좋았고, 돌아와서도 썩 좋지 못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그래서 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아울러 “정규시즌 때도 한 번 받은 적 있다. 잠실에서 받았다. 와일드카드전 끝나고 의지 형이 ‘왜 이렇게 잘 치느냐’며 핀잔을 주더라. ‘형, 이제 끝났으니까 배트 더 주세요’라고 했다. 오늘도 형 배트 들고 나간다”며 다시 웃음을 보였다.

박세혁이라는 주전 포수가 있음에도 김형준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선발로 나간다. 그만큼 좋다는 의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면서 경험도 쌓았다. 와일드카드전 후 “아시안게임 결승이 더 떨렸다”고 하기도 했다.

김형준은 “아시안게임이 쉽지 않더라. 볼 때는 몰랐는데, 해보니까 상상 그 이상이었다.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다녀와서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와일드카드전에서 떨지 않았다. 형들도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시즌 때처럼 하면 된다’고 했다. 덕분에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침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뛰었던 박성한-최지훈과 적으로 만난다. “SSG이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면서도 “형들이 다 빠르고, 콘택트도 좋다.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잡아내기 위해 머리 잘 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무 전역 후 복귀전을 8월24일 치렀다. 당시 문학 SSG전이었다. 2홈런을 치며 날았다.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형준은 “그때는 그때고, 오늘은 또 오늘이다.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