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기자] 미래 자원이 지금 당장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19) 승리했다.
적지에서 손쉽게 승점 3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10점을 확보하며 OK금융그룹(7점)을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파격적인 라인업을 가동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을 빼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임동혁을 출전시켰다. 부상으로 빠진 정지석, 곽승석을 대신한 아웃사이드 히터는 정한용과 이준이었다. 임동혁과 이준은 1999년생, 정한용은 2001년생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외국인 선수와 대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아직 대한항공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지는 못한 선수들이라 이날 선발 카드는 모험수처럼 보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젊은 선수 중 누가 경기에 나서도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세 선수 모두 제 몫을 하며 셧아웃 승리에 힘을 보탰다.
임동혁은 토종 거포답게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67%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하며 에이스 구실을 제대로 했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이준은 16득점, 정한용은 13득점으로 두 선수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졌다. 두 선수의 공격성공률도 나란히 53%로 준수했다. 이준은 중요한 시점마다 블로킹으로 6득점이나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맹활약했다. 정한용은 서브에이스 3득점으로 리시브가 좋은 한국전력 수비를 강하게 흔들었다. 이준과 정한용은 리시브도 안정적으로 해내며 상대의 강한 서브까지 버텨냈다.
사이드에 선 세 선수가 제 몫을 한 덕분에 토미 감독은 링컨 카드를 아낄 수 있었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좌우 공격수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2세트 막판에는 헌신적인 수비로 한국전력의 추격 의지를 돌려세우기도 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타이스가 16득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이 44%로 저조했다. 여기에 팀 플레이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 1라운드에만 4패(1승)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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