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지난해 SBS 연예대상을 놓친 탁재훈은 과연 올해 설욕 가능할까?
지난해 연말, 방송관계자들은 탁재훈이 2023 SBS 연예대상을 거머쥘 것이라 예상했으나, 대상은 의외로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왜 자신이 대상을 받은 건지 어리둥절한 유재석의 표정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일요일 오후 5시를 책임진 ‘런닝맨’이 편성 시간대를 6시 20분으로 변경한 가운데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준 대상이라는 게 SBS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시청자의 감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활약상보단 사내 충성도와 공헌도를 더 따지는 연예대상이라는 점에서 이해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탁재훈이 가장 유력하다. 여전히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와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탁재훈이 ‘돌싱포맨’ 안착의 일등공신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출연진이 게스트와 티키타카를 벌이는 중에 꼭 매력적인 한 방은 탁재훈에게서 터져 나왔다. 늘 어깨를 빼놓은 듯 관망하며 능청을 부리는 중에 허를 찌르는 멘트로 상대를 당황시키거나, 모두가 터질만한 엑기스를 적재적소에 꺼내놓는 유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통하고 있다.
또, 편성 시간대를 너무 자주 옮긴 것도 탁재훈에게 유리한 포인트다. ‘돌싱포맨’은 오후 10시 첫 방송을 시작했다가, 11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이후 다시 10시로 변경한 바 있다. 올해 5월부터는 다시 9시로 시간대를 바꿔 방송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탁재훈이 20대로부터 인기를 얻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탁재훈은 유튜브 채널 ‘노빠꾸 탁재훈’에서 동명 코너와 ‘압박면접’을 진행 중이다. 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BJ나 스트리머 등을 주로 초대해 탁재훈 특유의 입담으로 대화를 나눈다.
아무리 도도한 사람이라도 탁재훈 앞에만 서면 무장해제 돼 미소를 드러냈다. 해당 방송은 남자 시청자들에겐 여자를 대하는 방법의 교과서 같은 존재로도 통한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며 빌드업을 하다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위트를 발휘하는 탁재훈의 입담은 어린 여성 팬들도 흡수했다.
지상파에서 활약하는 방송인 중 유재석과 더불어 가장 인기가 좋다. 레거시미디어에 해당하는 SBS의 입장에서 20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탁재훈에게 대상을 주는 게 꼭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개인적인 사생활 이슈 이후 한동안 방송가를 떠났었던 탁재훈에게 기회를 준 프로그램이 ‘미우새’다. 예전의 명성을 뒤로한 채 반 고정이라는 불편한 수식어를 얻어가면서도, 꾸준히 해당 작품에 출연했다. 수많은 놀림과 무시를 당하는 중에서 압도적인 ‘최고의 1분’을 만들었다. ‘미우새’가 주말 예능 최강자로 거듭나는데 상당히 일조했음에도, 메인 주인공은 아니었어서 대상 후보에 오르진 못했다.
그러다 ‘돌싱포맨’이 지난해부터 자리를 잡으면서 ‘탁재훈 대상론’이 부상했다. 탁재훈 측 내부에서도 대상 수상을 고무적으로 바라봤으나, 수상에 실패하며 씁쓸한 뒷맛을 다셨다.
‘미우새’와 ‘골때녀’, ‘돌싱포맨’, ‘동상이몽2’ 등 SBS 예능 프로그램 대부분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 론칭한 프로그램 중에서는 딱히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다. 바꿔 말하면 탁재훈 외엔 딱히 줄만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SBS로부터 외면 받은 탁재훈이 올해는 단독 대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지석진이나 서장훈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무게감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도 탁재훈이 받지 못한다면 논란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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