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박동혁 충남 아산 감독이 자리에서 내려온다.

박 감독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시점에 충남 아산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박 감독은 2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이 자리에서 내려올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오랜 시간 한 팀에 있었다. 우승도 해봤고, 최하위도 해봤다.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2017년부터 충남 아산 전신인 아산 무궁화에서 일했다. 코치로 시작한 그는 만 39세였던 2018년 감독으로 변신해 K리그 최연소 감독 주인공이 됐다. 첫 시즌 우승을 이끈 박 감독은 2020년 충남 아산으로 재창단한 팀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없는 살림 속에서도 박 감독은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2022년에는 충남 아산을 플레이오프에 근접한 6위까지 올려놨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인건비를 쓴 악조건 속에 이룬 성과였다. 짜임새 있고 조직적인 축구 스타일에 선수 관리까지 탁월하게 해내는 젊은 감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박 감독은 특히 진주를 발굴하고 키우는 능력 면에서 장점을 보였다. 현재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활약하는 김인균, 유강현 모두 박 감독의 지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박 감독은 “무려 7년을 아산에 있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믿고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함께한 선수들과 이렇게 헤어지는 게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지도자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팀”이라면서 “처음 감독을 할 땐 미숙했다. 하지만 해를 더해가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게 나만의 경험, 노하우를 쌓았다. 팀 구성부터 전술 구축, 교체 등 사소한 부분까지 나만의 색깔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1979년생인 박 감독은 만 44세의 젊은 지도자다. 하지만 6년이라는 긴 시간 감독으로 일하며 지도자로 착실하게 성장했다. 당연히 K리그 복수의 구단에서 박 감독의 거취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박 감독은 “아직 뭘 해야겠다, 어떤 팀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거취가 모두 정리되면 미래를 생각해봐야 한다”라면서 “어떤 팀으로 가든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 환경에 맞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감독으로서 도전해볼 생각이 있다. 개인적으로 더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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