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번에도 무실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월 A매치 2연전에서도 무실점에 성공했다. 16일 싱가포르, 21일 중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2차전에서 각각 5-0, 3-0 승리했다.

무려 6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한국은 지난 9월 웨일스(0-0 무), 사우디아라비아(1-0 승)전을 시작으로 10월 튀니지(4-0 승), 베트남(6-0 승)전에서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로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웨일스나 튀니지를 제외하면 만난 상대가 약하긴 해도 이 정도로 장기간 무실점을 기록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현재 대표팀의 라인업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지만 포지션은 공격 쪽에 집중되어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필두로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05), 조규성(미트윌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유럽파가 이끄는 미들, 공격 라인은 말 그대로 ‘역대급’으로 초호화다. 반면 수비 쪽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국내 리그에서 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팀의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최근 무실점은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킨다.

게다가 김민재는 소속팀에서 혹사를 당해 체력, 몸 상태 우려가 따르지만 A매치에 들어가면 무서운 집중력으로 수비를 이끈다. 이번 2연전에서도 압도적 수비 능력으로 맹활약했다.

물론 불안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기제가 있는 왼쪽에서의 공격력이 떨어지고, 수비에서 균열이 갈 때도 있다. 이기제는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인데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아 주전으로 뛰고 있다. 그래도 김민재의 넓은 커버 범위 덕분에 무실점으로 잘 막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민재가 왼쪽으로 가면서 주전으로 정착한 정승현(울산 현대)은 안정적으로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초기까지만 해도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지만 지금은 특유의 제공권 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전에서는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오른쪽에서는 설영우(울산 현대)가 주전을 굳힌 가운데 중국전에서는 김태환이 나서 제 몫을 했다. 골키퍼 김승규도 늘 그렇듯 안정적인 선방에 정확한 패스로 후방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수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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