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자리가 위태로운데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말 그대로 ‘아이러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30일 발표한 11월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텐 하흐 감독은 루턴 타운의 롭 에드워즈 감독,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에디 하우 감독, 그리고 AFC본머스의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과 함께 후보에 포함됐다.
맨유는 11월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풀럼과 루턴 타운에 나란히 1-0 승리했고, 에버턴 원정에서도 3-0 대승을 거뒀다. 2023~2024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텐 하흐 감독이 후보에 들어간 이유다.
역설적인 것은 텐 하흐 감독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사실이다. 텐 하흐 감독은 최근 꾸준히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영국의 베팅 업체들은 텐 하흐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높이 보며 배당에 포함시키고 있다. 베팅 오즈는 텐 하흐 감독과 리그 최하위에 있는 번리의 뱅상 콩파니 감독의 경질 배당률을 똑같이 책정하고 있다. 그만큼 경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11월 리그에서 선전하긴 했지만,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광탈’ 위기에 놓였다. 5경기에서 1승1무3패로 승점 4를 얻는 데 그친 맨유는 A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선두 바이에른 뮌헨이 5승1무 13점으로 일찌감치 1위를 확정한 가운데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나란히 5점으로 2~3위에 올라 있다. 맨유는 최종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이긴 뒤 두 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16강 진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자력으로는 진출이 불가능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4위로 유럽 클럽대항전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비교적 수월한 조에 속했지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의 입지를 위협하는 요소도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그나마 순위 상승을 이뤄내며 6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더 큰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대로 탈락하면 텐 하흐 감독은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11월의 감독상 후보치고는 꽤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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