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잠이 안 옵니다.”

키움의 2023시즌은 ‘악몽’이었다. 불과 1년 전 한국시리즈에 갔는데, 곧바로 꼴찌가 됐다. 2024시즌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정후(25)가 없다. 홍원기(50) 감독의 ‘불면의 밤’이 계속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솔직히 요즘 잠이 안 온다. 이정후의 계약은 정말 축하한다. 나도 기분 좋다. 응원하겠다. 대신 나와 우리 팀은 할 일이 많아졌다.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이 고척과 고양에서 훈련하고 있다. 나도 매일 야구장에 나온다. 선수들과 면담을 계속하고 있다. 하나가 되어 같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고자 한다. 선수들 또한 혼돈이 없어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원기 감독은 “우리가 2023시즌 꼴찌다. 달라져야 한다. 선수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비시즌이 문제가 아니다. 계속 선수들을 만날 것이다. 이정후까지 없다.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를 호령한 이정후는 2023시즌 후 포스팅 자격을 얻었다.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원)라는 ‘잭팟’이 터졌다. 신체검사만 남았다. 사실상 확정이라 봐도 무방해 보인다.

동시에 키움은 이정후를 공식적으로 잃게 된다. 팀 내 최고 타자가 사라진다. 2022시즌 정규시즌 MVP다. 2023년에는 부상으로 일찍 자리를 비우기는 했지만, 86경기에서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을 만들었다. 이제 KBO리그는 졸업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정후가 없어도 시즌은 치러야 한다. 이정후를 오롯이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리그 전체로 봐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팀 내에는 더욱 그렇다.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터지지 않았지만, 1군 경험이 풍부한 임병욱이 있다. 재능은 갖추고 있다. 조금씩 아쉬움이 있었다. 이정후의 이탈로 기회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제2의 이정후’ 이주형도 있다.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OPS 0.897을 기록했다. 팬들의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구단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 도중 교체로 들어와 좋은 모습을 보인 로니 도슨과 재계약도 마쳤다. 도슨은 57경기에서 타율 0.336, 3홈런 29타점, OPS 0.852를 올렸다.

여기까지는 좋다. 누가 됐든 자리를 잡아주면 최선이다. 나아가 키움은 다시 팀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힘겨운 시즌을 보냈는데, 초대형 퍼즐까지 빠졌다. 자칫 ‘패배의식’에 젖을 수도 있다.

마음부터 다잡아야 2024시즌 위를 바라볼 수 있다. 전체적인 틀부터 잘 짜야 한다. 홍원기 감독도 바쁘다. 일단 선수단을 다독이는 일부터 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