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영등포=김용일기자] “솔직히 기대를 크게 안 했는데, 사고 싶은 게 많아서 고민이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아트스퀘어에서 진행 중인 K리그 40주년 기념 전시회장 앞 팝업스토어에서 26일 만난 지준환(22) 씨는 다채로운 굿즈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FC서울 팬인 그는 팬 메이드 콘텐츠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K리그 미드나잇’을 통해 만난 이들과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최근 서울과 ‘눈물의 이별’을 한 오스마르의 유니폼을 들고 온 이영욱(26) 씨는 “프로 40년은 그만큼 역사와 근본이 담겨 있다는 것인데 전시회 뿐 아니라 굿즈로 너무나 잘 표현한 것 같다”며 반겼다.

전북 현대 팬이라고 한 박현성(23) 씨는 “우리 같은 연령대에서 5~6만 원 가격이 즐비하면 관심이 덜할 수 있는데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좋은 굿즈가 많아서 눈이 가더라”고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지지자라고 밝힌 김민우(22) 씨는 가장 인상 깊은 상품을 묻자 “맥주와 막걸리”라며 “구단에서 출시한 맥주 등은 많은데 리그 브랜드로 내놓아서 그런지 반갑더라. 향후 경기장에서도 팔았으면 한다”고 웃었다.

프로축구연맹이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운영 중인 전시회장 앞 이벤트홀엔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마련돼 있다. 전시회는 내년 1월31일까지 운영되나, 팝업스토어는 12월31일까지다.

40주년을 한눈에 들여다보는 역사적인 사진, 영상 등 콘텐츠로 호평받은 전시회만큼이나 팝업스토어도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지난 21일 개장했는데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일일 평균 2000명 이상이 찾았다. 일 매출도 700~800만 원대를 기록, 잘 나가는 의류 브랜드 못지 않다.

팝업스토어엔 K리그 저지와 스웨트 셔츠, 윈드 브레이커 등 의류 상품과 더불어 엠블럼이 담긴 폰 케이스, 담요, 러그 등이 놓여 있다. 팝업스토어 운영 대행을 맡은 바모스컴퍼니 박영훈 대표는 “축구 마니아는 물론 연인, 가족 단위가 많이 방문했다. 전 구단 엠블럼이 들어간 데스크 매트와 러그, 클립펜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조기 완판됐다”고 밝혔다. 러그는 한 팬이 간절하게 구매를 원해 전시된 상품까지 판매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인기 선수 사진이 들어가 있는 K리그 파니니 프리즘 카드(1박스 10팩.16만8000원)”라고 했다. 파니니 카드는 앞서 편의점에도 판매돼 큰 인기를 누렸다. 1팩당 랜덤으로 카드가 들어가 있는데, 팝업스토어 내엔 팬끼리 원하는 카드를 교환하는 구역도 존재한다. 대전하나시티즌이 2부에 있을 때부터 경기장을 다녔다는 장순기(44) 씨는 직접 모은 다량의 카드를 지참해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그리고 중복된 선수 카드를 내놓았다. 그는 “본래 대전 선수만 모으다가 (다른 구단까지) 찾게 됐다”고 웃으며 “중복된 카드를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다른 팬과 나누면 더 기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굿즈 1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40주년 기념 한정판 프로모션 카드도 주고 있다.

최근 들어 팝업스토어는 장소 대여가 쉬운 성수동 등에서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프로연맹은 접근성과 더불어 유동 인구가 많고 공간이 넓은 타임스퀘어에 설치해 더욱더 큰 호응을 끌어냈다.

프로연맹 이종권 본부장은 “이번 팝업스토어를 시금석으로 향후 리그가 보유한 저작물을 활용한 의류, MD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자 한다”며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도출된 매출 자료와 소비자 반응 등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오후 2시엔 조유민(대전) 조영욱(서울) 고재현(대구)의 팬 사인회가 전시회장에서 열린다. 사인회 종료 후엔 선수가 팝업스토어 매장에서 일일 점원으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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