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오전 5시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애스턴 빌라와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텐 하흐 감독의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선 24일 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는 맨유가 애스턴 빌라에 패할 경우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될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텐 하흐 감독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충분히 경질될 만한 상황이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9승1무8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고 있다. 승점 28을 획득한 가운데 상위권으로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이 가능한 6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30점)와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순위만 놓고 보면 상위권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부진한 게 아니다. 야심 차게 도전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 최하위라는 굴욕적 성적으로 탈락했다.

여러모로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맨유는 최근 짐 랫클리프의 지분 인수를 통해 구단주에 변화가 생겼다. 성적이 부진한 지금은 랫클리프 체제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에 적절하다. 감독 교체는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지난시즌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함께 명가의 부활을 기대하게 했다.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은 이번시즌 반등의 예고편 같았다. 기대와 달리 맨유는 또다시 헤매고 있고, 텐 하흐 감독은 위기에 몰렸다.

맨유는 지난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한 후 ‘포스트 퍼거슨’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10년간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판할, 조제 모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등 4명이 정식 감독으로 임명돼 팀을 이끌었으나 장기 집권에는 모두 실패했다. 텐 하흐 감독마저 경질된다면 맨유의 감독 잔혹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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