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유지태가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현장을 꾸준히 지켜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지태는 지난 16일 열린 제26회 여성영화인축제 ‘2025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서 강수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수연상은 남녀 구분 없이 영화 산업 전반에서 한국 영화의 발전에 기여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유지태는 13년 넘게 독립·예술영화의 후원자로 활동하며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직접 기획한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행사를 통해 독립영화인들에게 구체적인 응원과 연대를 실천해왔다는 점이 결정적인 수상 이유로 꼽혔다.

수상 소감에서 유지태는 배우에서 감독으로의 도전 과정과 그를 지탱해준 선배의 존재를 언급했다.

그는 “제가 감독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배우나 열심히 하지 그래’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 같이 계셨던 선배님이 ‘괜찮다. 끝까지 한번 도전을 해봐라’라는 말씀을 해주시며 응원해주셨다. 그 말이 아직도 제 마음 깊숙히 자리 잡았고, 목표를 이루려고 계속 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님이라는 그 이름이, 어른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 또한 후배들에게 선배 같은 모습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선배님의 이름을 딴 상을 타게 되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故 강수연 배우와의 인연, 그리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영화 현안을 향한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유지태는 “요즘 영화 센터 문제로 말이 많은데요. 저는 제 나름의 결론을 지었다. 우리 손으로 해야 되겠구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연대로 만들어 내야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법 개정도, 극장도 우리 손으로 지켜 나가길 바라고 있다”며, 영화 생태계를 지키는 주체는 영화인 스스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독립영화를 지원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도 밝혔다.

“영화 전성기때, 작가 상업영화의 전성기때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우였다. 그 기분을, 그 행복감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독립영화와 감독님, 작가님들을 만나기 위해 지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지원을 하고, 극장을 좀 지켜라 그런 의미로 기억하고 있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지태는 그동안 배우 활동과 병행해 독립영화 제작 환경 개선, 상영관 유지, 신진 창작자 지원 등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꾸준한 연대를 이어왔다. 이번 강수연상 수상은 단순한 공로 표창을 넘어, 한국 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온 한 영화인의 태도에 대한 평가로 읽힌다.

한편 유지태는 오는 18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를 비롯해 내년 개봉을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까지 배우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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