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우승은 여러모로 특이했다. 창단 62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반면 우승 전 2년 전에는 102경기, 지난해에는 94경기에서 패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메이저리그(ML) 역사에서 이런 반전은 없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디 애슬래틱’은 ‘올해 가장 이상하지만 진실한 챔피언’이라는 기사에서 “2023년 텍사스 레인저스가 겪은 이상하지만 진실한 여정이 있다”며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두 시즌 동안 196경기를 패한 팀은 한 팀도 없었다”며 정상궤도에서 벗어난 텍사스 우승에 대해 짚었다.
텍사스는 지난달 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애리조나를 5-0으로 이기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완승이었다. 텍사스는 2010, 2011년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각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패했다.
이처럼 ‘챔피언’과 인연이 없었던 텍사스는 포스트 시즌부터 무섭게 달라졌다. 와일드카드전(3전2선승제)부터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까지 5전 전승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승3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원정경기에서만 리그 최다인 파죽의 11연승을 달렸다. 반면 포스트 시즌 홈 경기에서는 2번만 이겼다. 이러기도 쉽지 않다.
투수들도 훌륭하진 않았다. 디 애슬래틱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팀이 세이브(30개)보다 블론세이브(33개)가 더 많은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런 불펜진으로 월드시리즈(또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우승한 팀이 과연 몇 팀이나 될까”라고 물었다. 물론 텍사스가 유일하다.
이상한 건 또 있다. 149일 연속 디비전 선두를 달리다가 8월에 그 선두를 날려버렸다. 9월에는 3위까지 떨어졌다가 4경기를 남겨두고 다시 2.5경기 차로 선두로 치고 나갔다. 시즌 마지막 날에 그 선두도 날려버렸다. 볼수록 이상한 팀이다. 굳이 치르지 않아도 되는 와일드 카드전을 치러 2582마일을 날아 플로리다까지 가야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준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존재감과 부상 또한 회자된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3~7차전,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만루홈런, 끝내기 홈런 등을 뻥뻥 때려냈다. 포스트 시즌 14게임에서 8홈런 22타점, 타율 .339, WRC +210을 기록했다. 베리 본즈의 재림이라 할 만한 성적이었다. 월드시리즈 3차전,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팀 주축인 가르시아가 빠졌다. 그럼에도 텍사스가 끝내 이겼다.
매체는 “텍사스는 이 모든 것을 다 견뎌냈다”며 “월드 시리즈 챔피언의 여정이 이보다 더 낯설거나 진실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