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일본 만나면? 더 할 말이 있나, 어떻게든 이기려고….”

생애 첫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상을 품은 뒤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대회 기간 한.일전 성사될 경우를 묻는 말에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 KFA 어워즈’ 올해의 선수상 남자 부문에 선정된 뒤 “정신없이 지나간 1년이다. 많은 것을 이뤘다. 살면서 가장 특별했던 1년”이라고 돌아봤다.

남자 올해의 선수는 KFA 출입 언론사 축구팀장과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등 50명 투표로 선정한다. 김민재는 KFA 올해의 선수상에서 2021년과 2022년 손흥민(토트넘)에게 밀려 아쉽게 2위를 기록했다. 2023년 투표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총점 137점으로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손흥민(113점)을 2위로 밀어냈다. 3위는 84점을 얻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다.

김민재는 지난해 상반기 나폴리 소속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또 빅리그 데뷔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으며 ‘탈아시아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최고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그는 지난해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1강’ 바이에른 뮌헨의 구애를 받아 전격적으로 이적했다. 올시즌 상반기 팀이 치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앞으로 축구를 하면서 이보다 더 한 영광이 있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안 멈추고 발전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최고의 시즌이지 않았나 싶다”고 감격해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국가대표팀에서도 8차례 A매치에 출전, 6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수비수가 K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건 지난 2015년 김영권 이후 8년 만이다. “영권이 형에 이어 (수비수로) 두 번째로 받게 됐다”고 입을 연 김민재는 “앞으로 수비 선수들이 자신감을 품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김민재 뿐 아니라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공수를 지탱하는 다수 빅리거가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는 터라 ‘역대 최강 전력’으로 불린다.

김민재는 “공격수 화력이 워낙 좋다. (소속팀에서) 매 경기 득점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비수들이 좀 더 집중해 줘야 한다. (아시안컵에서는) 우리가 잡고 하는 경기가 많다. 잘 유의하고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팬이 가장 기대하는 건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일본과 맞대결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다수 유럽파가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 최종 명단에 승선한 26명 중 20명이 유럽리그 소속이다.

김민재는 “우리는 지난 대회 8강에서 떨어졌다. 벌써 결승을 논할 수 없다. 위에 누가 있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며 “(일본을 만나면) 더 할 말이 있겠느냐. 어떻게든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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