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전 세계 IT·전자업계의 축제로 불리는 ‘CES 2024’가 개막했다. ‘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는 ‘모든 기업과 산업이 다 함께, 인류의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하자’라는 뜻을 담았다.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의 핵심은 전 산업의 인공지능(AI) 융합이다. 이번 핵심 키워드는 △AI △모빌리티 △푸드·애그테크 △헬스·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과 인간안보 등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AI 중심으로 전 산업 분야의 기술 융합과 혁신이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CES 주최사인 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CES 2024 키워드는 AI와 한국”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한국의 AI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은 참가국 중 두 번째로 많은 5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하며, CES 2024 혁신상도 310개 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3개(46%)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뜨거운 감자’ AI, 韓 기업이 불을 지피다
CES 2024의 최고 화두는 AI다. 지난해 11월 말 AI 챗봇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 기술 및 제품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CTA는 혁신상 부문에 새롭게 AI를 추가했다. AI 부문이 처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출품작의 7%(총 28개 작)를 차지했다. 이 중 무려 16개가 국내 제품이었다.
이 중심에는 삼성과 LG가 있었다. 삼성은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 탑재형 제품들과 기업 업무의 하이퍼오퍼레이션을 구현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LG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에 걸맞은 전시 부스를 마련해 테마별로 꾸몄고, 이곳에서 신제품 공개와 더불어 관람객에게 직접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미래 산업 중심 모빌리티, 현대차·기아차 등 역대 최대 규모 등장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커넥티드카, 전기차, 도심 항공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신기술이 미래 산업의 주축으로서 이어질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된 CES 2024에는 300여 개 관련 업체가 참여해 확실히 핵심 분야임을 증명했다.
특히 지난해 불참했던 현대차, 기아차를 포함해 7개 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라이즈에어로테크놀로지스, HT플라잉카,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참가하며, 해상 모빌리티 관련 기업으로는 브런즈윅, 볼보 펜타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 푸드·애그테크, ESG 가치 실현으로 주요 테마로 주목
근래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푸드테크의 주요 분야인 대체식품 시장이 상대적 프리미엄 가격대 등에 의한 성장 둔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기후변화, 식량안보, 환경보호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적 가치 실현과 맞닿아 있는 푸드·애그테크 부문은 여전히 CES의 주요 테마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CTA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까지 약 34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지속가능성 중시 트렌드가 불가역의 흐름인 만큼 대체식품, 푸드테크로봇, 스마트팜, 개인화 식단, 온라인주문 및 배달 서비스, AI 및 자율주행 기반 농기계 등 관련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CES 2024 참가하는푸드·애그테크 관련 주요 글로벌기업으로는 미국 존디어와 삼성전자 등이다. 이외에도 스마트농업, 푸드테크로봇, 음식물 유통 개선, 폐기물감소, 신선도 연장 등과 관련된 스타트업들이 참가했다.
◇ ‘맞춤 케어’ 헬스·웰니스테크…韓, 29개 혁신상 수상
CES 2024의 헬스·웰니스테크 분야 핵심 트렌드는 △개인화 △디지털화 △AI화 등이다. 이와 관련한 100여 개의 관련 기업들이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올해 디지털헬스, 접근성과 에이징테크, 스포츠와 피트니스 등 헬스·웰니스테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문에서 혁신상이 수여됐는데, 이는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게이밍과 e스포츠, 헤드폰과 개인 오디오, 모바일 디바이스와 액세서리 및 애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기술 등이 웰니스테크와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디지털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은 총 48개 제품 중 29개가 한국기업의 제품으로, 헬스·웰니스테크 부문에서 국내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최다 출품’ 지속가능성·인간안보, 글로벌 거대 시장 열어
친환경 디자인 및 스마트에너지 부문은 CES 2024 혁신상 부문 중 가장 많은 제품이 출품된 분야다. 이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추구’가 글로벌 거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전력을 생성하는 유리, 재활용 프로세스가 불필요한 마이크로 배터리 등 에너지 사용 및 탄소배출을 줄이는 제품과 암호화 기술을 응용한 국내 기업들의 보안 프로그램이 해당 분야 최고 혁신상을 받아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인간안보는 CES 2023에 이어 올해도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첨단기술이 탑재된 인간안보를 중심으로 △식량 안보 △의료 접근성 △경제 안보 △환경보호 △개인 안전 △공동체 안전 △정치적 자유 등의 영역을 다룬다.
이와 함께 올해 혁신상 부문 중 하나로 인간안보가 신설됐다. 지난해 9월 제78차 유엔총회에서는 인간안보의 새로운 여덟 번째 분야로 ‘첨단기술 안보’를 추가했다. 인간안보의 개념이 모호했던 이전 행사와 달리, CES 2024에서는 ‘첨단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가시적인 의미가 강조될 예정이다.
CES 2024 인간안보 혁신상 부문에는 16가지 품목이 선정됐으며, 이 중 12개 제품이 국내 상품이었다. 수술용품을 비롯해 집에서 간편하게 검진 가능한 의료용품과 산업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제품들이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