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EA)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공식 대회’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메리트(64위)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서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하는 홍콩(150위)을 상대로 3-1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UAE는 지난해 7월 벤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6일 오만과 평가전 전까지 6연승을 질주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오만(0-1 패)에 패했지만 UAE 축구협회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대표팀의 많은 걸 바꿨다. 팀의 모든 것이 전문적으로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부임 후 ‘첫 공식 대회’에 나선 벤투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카이우와 아딜, 비르지니우 지 리마가 스리톱을 이뤘고, 알자비 네이더 라마단이 중원을 구성했다. 포백은 알자아비 알함마디 나세르 함마디가 포진, 골키퍼 장갑은 에이사가 꼈다.
이에 맞서는 홍콩 역시 4-3-3으로 맞섰다. 푼 푸이 힌과 오어, 카마르고가 공격진을 이뤘다. 찬 시우콴 탄춘록 우춘밍이 중원에, 찬신이치와 리응가이호이, 게르비크, 위체남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수문장은 얍훙파이였다.
UAE는 벤투 감독 특유의 ‘빌드업’ 축구를 선보였다. 후방에서부터 볼을 잡고 천천히 기회를 노렸다. 다만 홍콩에게 볼을 뺏기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는 등 벤투 감독의 탄식을 부르기도 했다.
전반 13분 UAE 알자비가 왼쪽 페널티 박스 측면에서 공을 뺏은 후 문전으로 붙였다. 리마가 달려들었지만 홍콩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이어 리마의 패스를 문전 안에서 받은 알자아비가 문전으로 컷백을 찔렀지만 홍콩 수비가 한발 앞서 거둬냈다.
전반 25분에는 UAE 진영에서 패스 실수가 나왔다. 홍콩 푼푸이힌과 오어가 틈을 놓치지 않고 연달아 슛을 시도했지만 UAE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26분 페널티 오른쪽 박스 안에서 볼을 받은 카마르고의 로빙 슛은 골대 윗 그물로 향했다.
UAE가 다시 기세를 올렸고, 선제골을 작렬했다. 전반 28분 주심은 UAE 페널티박스 안에서 홍콩 게르비크의 핸드볼 여부를 비디오판독(VAR)했다. 판독 결과 의도적으로 손을 들었다고 판단, 핸들링 반칙이 선언돼 페널티킥(PK)을 얻었다.
UAE는 술탄 아딜이 키커로 나섰고 골키퍼 방향을 속인 뒤 침착하게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분위기를 올린 UAE는 전반 38분 리마가 중거리슛을 때렸는데, 골대 상단을 맞고 튀어나왔다.
홍콩은 후반 3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후방 패스를 받은 카마고가 오른쪽 페털티 박스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찬시우콴이 달려들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UAE가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7분 왼쪽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UAE가 중거리 슛을 때렸는데 골키퍼가 몸날려 선방했다. 하지만 세컨볼을 술탄이 밀어넣어 역전골을 완성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코칭 스태프들은 격한 포옹으로 기쁨을 자축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양 팀 모두 추가골은 없었다. 홍콩은 동점골을 위해 선수를 대거 교체하는 등 승부스를 띄웠지만 오히려 UAE가 쐐기골을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찬 신이치가 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고 VAR 판독 결과 PK가 선언됐다. 야히아 알 가사니가 키커로 나서 3-1을 만들었다.
홍콩은 후반 추가시간 마이클 우데부루졸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VAR 판독 결과 노골이 선언됐다.
UAE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1996년의 준우승이다. 2019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준결승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첫 단추를 잘 끼운 벤투호는 오는 19일 팔레스타인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