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과도기를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그래도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로 1군 리그에서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을 전면 가동하는 KBO리그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한 시즌 144경기를 같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치른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다. 적응기가 필요하겠지만, 일정한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지면 논란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온 심판도 ABS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ABS 존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작년까지 스포츠 채널 3사가 중계방송에서 사용한 스트라이크존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며 “지금까지 심판 평가도 같은 PTS 존에서 이뤄졌다. 평균적으로 적중률 91%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가 ABS를 통해 올라가고 판정도 정확해진다고 본다. 같은 조건에서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도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ABS 존의 일관성이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 또한 KBO처럼 수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ABS 시스템을 시험 가동했다. 작년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ABS 전면 가동 혹은 비디오 판독을 통한 ABS 가동에 임했다.

이전에 ML 사무국이 내다본 빅리그 ABS 전면 가동 시점은 2024시즌이다. ML 심판 노조도 이에 동의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충분한 시험을 거치고 효율성과 정확성을 입증한 뒤 빅리그에서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ML 사무국과 심판노조는 이를 유보했다. ABS에 따른 경기 시간 증가, ABS 스트라이크존이 구장마다 다르다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주장에 재검토하기로 했다.

물론 KBO리그와 ML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경기 시간이 특히 그렇다. ML는 2023시즌 피치 클락을 포함해 대대적인 규정 변화로 경기 시간을 단축했다. 2022시즌 3시간6분이던 평균 시간을 2023시즌 2시간42분으로 줄였다.

하지만 KBO리그는 ML만큼 경기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지는 않는다. 스피드업을 외치며 피치 클락을도입했지만, 제대로 가동하는 시점은 시즌 후반기다. 지난해 3시간16분인 평균 경기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ABS 연착륙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가 ABS 도입 후 스트라이크존 축소에 따른 볼넷 증가, 경기 시간 증가를 겪었지만 KBO는 경기 시간보다 공정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구장마다 ABS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은 ABS를 두고 여러 가지 변화를 거쳤다. 처음에는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홈플레이트보다 공 반 개가량 넓게 설정했다. 그랬다가 최근에는 존 좌우를 홈플레이트에 맞춰 줄였다. 상하 기준도 높였다가 낮췄다. 여러 실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구장마다 존이 다르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퓨처스리그에서 비슷한 실험을 했다. 존 크기 보다는 변화구 판정에 초점을 맞췄다. 실험을 거치면서 이제는 최대한 많은 이가 납득할 수 있는 존을 형성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해봐야 안다. KBO는 2월까지 1군 9개 구장에 ABS를 설치한다. 3월9일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ABS를 가동한다. 시작이 중요하다. ABS 연착륙을 위해서는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부터 증명할 필요가 있다. ABS가 판정한 모든 투구는 양 팀 더그아웃과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