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지난 2021년 4월, LG전자가 맞은 봄은 시렸다.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해 결국 발 뺀 시기였다. 13년이 지난 18일 경쟁사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AI가 사람의 언어를 통번역하고, 실물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로서는 자존심 상할 일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과감하게 버릴 것은 일찌감치 버리고, 당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12년 후 TV·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군에서 명성을 떨치며 전 세계 가전업계 최고 브랜드로 우뚝 섰다. 경기 불황도 막지 못한 3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이 같은 노력은 끊임없이 출시되는 다양한 신제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LG만의 혁신 기술을 밑바탕으로, 기존 제품의 장점은 계승하고 단점은 보완해 타사와의 차별성을 넓혔으며, 최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LG전자의 성장력은 지난 ‘CES 2024’에서도 드러났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를 선보였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제품 너머를 볼 수 있는 투명한 스크린이 장착했다. ‘블랙 스크린 모드’를 사용하면 77형/4K 해상도 올레드 TV로서 뛰어난 화질도 제공한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제품의 등장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외 유력 매체로부터 “CES 2024에서 본 제품 가운데 최고”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17일 발표한 ‘2024년 최고의 프렌치도어 냉장고’ 전체 순위에서도 LG전자가 1위(LG LRFXC2416S 36인치)와 2위(LG LRFCS2503S 33인치)를 석권했다. △균일성 △온도 조절 △사용 편의성 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얼음·물 정수기 △내장 정수 필터 △조절 가능한 선반 △디지털 터치패드 등 유용한 기능을 갖춘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LG전자의 올해 제품군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상 칸 하단을 수납공간으로 구성해 다양한 많은 제품을 보관할 수 있게 했고 LED에서 LCD로 변화한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넓어졌다. 도어의 색상도 네이처 메탈 재질의 크림(화이트·그레이), 맨해튼 미드나잇 등의 컬러를 추가했다.
삼성전자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중 TV와 패밀리 허브 냉장고까지 AI 구현을 시행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신제품 출시는 계속되는데, 오는 23일 삼성전자와 맞대결이 예고된다. 대상은 세탁기다. LG전자는 국내 최대 22kg 용량 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를 선보인다. 세탁기 용량은 25kg으로 △6모션·터보샷 △AI DD 모터 △트루스팀 △풀 스테인리스를 탑재했다.
만약 트윈워시에서 미니워시를 제거할 경우, 드럼세탁기만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건조기와 직렬 설치가 가능하다. 삼성전자에서도 4~5년 전에 플렉스워시 모델을 판매했으나, 현재는 단종됐다.
경쟁 제품과의 또다른 차별점은 세탁조와 리프터 모두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 대개 세탁통에만 쓰이는 스테인리스를 제품 구성에 모두 장착해 더 위생적이며 내구성도 향상했다.
같은 듯 다른 길을 걷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가전 분야에선 누가 1등일까. 결국 꾸준한 연구와 첨단 기술개발, 그리고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쪽이 더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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