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날벼락이 제대로 떨어졌다. 김종국(51) 감독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KIA는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너무나 최악의 타이밍이다. 똑 부러지게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사면초가다.
KIA는 28일 “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25일 확인했다. 27일 김종국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최종 확인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김종국 감독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금품수수 의혹이다. KIA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다”, “당혹스럽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고 설명했다.
발 빠르게 조치를 취한 것까지는 좋다. 당장은 이것 외에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다. KIA는 30일 호주로 2024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이틀 앞두고 감독의 직무가 정지됐다. 진갑용 수석코치가 지휘하기로 했지만, 감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 사이 시즌은 점점 다가온다. 스프링캠프는 1년 농사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당장 이쪽부터 차질이 생겼다. 전체적인 시즌 구상이 흐트러질 수 있다.
이미 김종국 감독 체제로 코치진 구성이 끝났다. 당장 새 감독 선임은 쉽지 않다. 새 감독이 오면 코치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점이 문제다. 자칫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계속 이대로 기다릴 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나온다면 감독 직무 수행에 걸림돌은 없어진다. 이 경우 도덕적인 비판은 또 어쩔 수 없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결정권은 KIA로 넘어왔다. 그래서 더 곤혹스럽다. 해임도 부담스럽고, 그대로 가기도 모호한 상황이다. 자칫 어영부영 시간만 흘러갈 수 있다.
과거 삼성은 주축선수의 해외원정도박과 관련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조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뭔가 확실히 나오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만 흘렀다. 확실히 털고 가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비판도 꽤 많이 받았다. 여러모로 난감한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났다.
완전히 같은 사례는 아니다. 대신 구단의 손발이 묶였다는 점은 유사하다.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하다. 어떤 식으로든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