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1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 8강전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막판 선제 실점하면서 끌려간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동점골을 생산하지 못했다. 0-1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유도,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만회골을 터뜨렸다.
연장으로 흘러간 승부, 연장전반 14분 이번에는 황희찬이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환상적인 감아차기 슛으로 호주의 골망을 흔들면서 극적인 승전고를 울렸다. 2경기 연속 120분 연장 혈투 끝 따낸 승리에 모두가 감격에 젖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오는 7일 오전 12시 요르단과 4강전을 치러야 하는데, ‘핵심 수비수’ 김민재는 결장한다. 그는 지난 달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서 경고를 한 장 받았는데, 이날도 후반 추가시간 경고 한 장을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번대회 클린스만호는 ‘카드 관리’가 절실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경고 5장(김민재 박용우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을 받은 한국은 2차전에서 2장(황인범 오현규), 3차전에서 1장(이재성), 16강전에서 2장(이강인 김영권)으로 총 10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한 장씩 안고 있었다. 이번대회 카드 누적은 8강까지 유효다. 8강이 끝나면 ‘리셋’ 되는데 김민재가 마지막을 버티지 못하고 경고 2장이 쌓인 것이다.
김민재는 대표팀 수비의 ‘축’이다. 그가 커버하는 수비 범위는 상상 그 이상이다. 빠른 발과 순간적인 판단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다. 때론 전방까지 볼을 몰고 들어와 공격에 가담하기도 하는데, 김민재의 이탈은 팀에 너무나도 큰 손해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가 없는 건 큰 공백이다. 하지만 다른 뛰어난 선수들도 많다. 정승현, 박진섭이 있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 스리백 등의 다른 해결책으로 나설 수 있다. 김민재가 없는 건 확실히 슬프긴 하다.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사우디전에서 스리백을 들고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준 직후 곧장 포백으로 돌려세웠다. 고민의 시간이 다가온 셈이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