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가고시마=김용일 기자] “제시 린가드 정말 K리그에 오나요?”

과연 ‘빅네임’이긴 하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동계전지훈련 중인 K리그1 ‘디펜딩 챔프’ 울산HD 선수단도 린가드의 FC서울행 임박 보도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24시즌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으로서는 린가드를 적으로 상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원 삼성을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은 미드필더 고승범은 2일 가고시마 시내에 있는 선수단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린가드 K리그행 보도’ 얘기에 “처음 들었을 땐 현실로 다가오지 않더라”며 웃었다. 그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라는 팀에서 뛰던 선수가 여기와서 뛴다고 하니 ‘K리그가 커졌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린가드가 다양한 한국 경기장에 원정을 다니면서 뛴다는 상상도 해보니 신기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노팅엄 포리스트 생활을 끝으로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한 린가드는 최근까지 새 팀을 찾다가 FC서울과 연결됐다. 에이전시 ‘메이드인풋볼’에서 린가드의 협상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으로 서울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다. 서울 구단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선수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가 린가드였다. 서울은 린가드와 사실상 협상 마무리 단계인데, 예정대로 절차를 밟으면 차주 입단식이 예정돼 있다.

다만 린가드가 공식전을 뛴 건 지난해 4월17일 맨유와 2022~2023시즌 EPL 31라운드다. 9개월의 실전 공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고승범은 “린가드가 기대를 충족하는 (활약을 하면)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실전 공백은 있지만) EPL 선수이니 다르지 않을까. 경험은 무시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리그 그라운드에서 린가드를 상대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당연히 막아야 한다. 무조건 막아야 할 것 같다”며 그의 피리 부는 세리머니를 역으로 펼쳐보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울산 홍명보 감독도 린가드 얘기에 “(기사보고) 진짜 오나? 루머 인가? 생각했다”며 “한국에 오는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한국 축구 인지도가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 K리그에서 적응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이제까지 성공한 (외인) 케이스를 보면 헝그리 정신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그 흥행에) 긍정적인 게 있을 것이다. 얼마나 와서 성실하게 해주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은 4일 가고시마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다. 공교롭게도 울산이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날 린가드 입단이 유력한 서울 선수단은 가고시마에 입성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