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니었다. 마이너 계약으로 ‘친정’으로 간다.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뷰캐넌(35) 소식이다.

필라델피아는 14일(한국시간) 뷰캐넌과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2024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뷰캐넌은 빅 리그로 가기 위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친정 복귀다. 메이저리그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에 지명됐다. 마이너 생활을 거쳐 2014년 빅 리그에 데뷔했다. 2년간 선발로 뛰었다.

2014년에는 20경기 117.2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75를 만들었다. 준수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2년차인 2015년의 경우 15경기 74.2이닝, 2승 9패, 평균자책점 6.99로 부진했다.

2016년 마이너에서 보낸 후 아시아로 넘어왔다. 2017~2019년 일본에서 뛰었다. 2020년 삼성과 계약했고, 2023년까지 4년간 활약했다. 통산 54승, 평균자책점 3.02를 올렸다. 삼성의 확실한 1선발이었다. 쇼맨십과 팬서비스, 팀에 대한 헌신도 일품이었다.

삼성은 2024년도 함께하기를 바랐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계약 조건에서 차이가 났다. 삼성도 다년계약을 제시했으나 뷰캐넌의 마음을 잡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 오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삼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거절함에 따라 아쉽게도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데니 레이예스라는 다른 외국인 투수를 찾았다.

뷰캐넌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어려운 결정이었다. 삼성에서 은퇴할 생각도 있었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팬들의 사랑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 내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를 것이다”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삼성의 결렬 발표가 1월4일이다. 한 달 넘게 시간이 흘렀다. 최종적으로 뷰캐넌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지는 못했다. 마이너 계약이다.

최근 KBO리그에서 활약한 투수들이 빅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 뷰캐넌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필라델피아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대신 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뷰캐넌이 화려한 친정 복귀 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