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사상 첫 스페인-조지아 UFC 챔피언이 탄생했다.
일리아 토푸리아(27∙스페인/조지아)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의 1526일간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스페인과 조지아 역사상 최초로 UFC 챔피언에 등극했다.
토푸리아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98: 볼카노프스키 vs 토푸리아’ 메인 이벤트 페더급(65.8kg) 타이틀전에서 2라운드 3분 32초 오른손 훅으로 볼카노프스키를 KO시키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마침내 무너졌다. 볼카노프스키는 2014년부터 10년 동안 페더급 무패(17연승) 행진을 이어왔다. 통산 3패가 있지만 윗체급인 라이트급(2회)과 웰터급에서 당한 패배일 뿐 페더급에선 적수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토푸리아는 자신이야말로 볼카노프스키를 쓰러뜨릴 끝낼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경기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엔 미리 15승 무패 UFC 세계챔피언이라고 적었고,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토푸리아는 주특기인 복싱과 카프킥으로 거침없이 볼카노프스키를 압박했다. 볼카노프스키는 좌우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아웃파이팅으로 대응했다. 1라운드는 볼카노프스키가 더 많은 킥을 때리며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탐색전이 끝나자 승부는 순식간에 갈렸다. 볼카노포스키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2라운드엔 가까이서 펀치 싸움을 벌였다. 거리가 가까워진 토푸리아는 왼손 훅으로 볼카노프스키를 철장으로 몰았다. 그리고 도망갈 곳 없는 챔피언의 안면에 마침내 강력한 오른손 훅을 적중시켰다. 볼카노프스키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토푸리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며 “그저 자신을 믿는 거다. 끊임없이 훈련하고, 믿음을 가지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나를 보라”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처음으로 자국 UFC 챔피언을 배출한 조지아와 스페인은 광란의 도가니가 됐다. 독일에서 조지아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토푸리아는 7살에 조지아로 이주했다 다시 15살에 스페인으로 떠나 영구적으로 정착했다. 그래서 두 나라를 동시에 대표한다.
토푸리아는 스페인에서 첫 UFC 대회가 개최되길 간절히 원한다. 그는 스페인 최고 인기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전 UFC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싸우고 싶단 희망을 피력해왔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도 스페인행에 대찬성이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에 가고 싶다. UFC는 스페인에 갈 것”이라며 “이 이벤트는 페이퍼뷰(PPV)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방어전 상대는 미정이다. 토푸리아는 “아직 용기가 있다면 스페인에서 기다리겠다”며 코너 맥그리거를 도발했지만 이미 마이클 챈들러와의 대결이 예정된 맥그리거와의 경기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
볼카노프스키와의 리매치도 옵션 중 하나다. 볼카노프스키는 “난 오랫동안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다”며 스페인에서의 즉각적인 리매치를 요구했다.
토푸리아는 “다른 선수들과 싸워 체급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도 스페인에서라면 볼카노프스키와 재대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