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숙명처럼 겪는 질환이 바로 ‘소화기 질환’이다. 극심함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 자극적인 음식 섭취 등이 주요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수는 2018년 약 6만 5000명에서 2022년에는 약 8만 6000명으로 5년간 32%가량 증가했다. 또 대장암 환자도 2017년 약 2만 8000명에서 2021년 약 3만 2000명으로 5년 사이 14%가량 늘었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특히 장 건강이 나빠지면 삶의 질은 급격히 저하된다.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한 일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지컬’(장+피지컬)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장지컬이 향상되며 소화기는 물론 신체 전반이 건강해질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해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주며 면역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장은 수많은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통해 뇌와 연결돼 있고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 건강이 곧 신체 건강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건강, 소화와 흡수는 물론 면역력과 정신건강까지

장은 음식물을 소화해 영양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설하는 등 인체 대사의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면역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독감, 코로나 등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의 약 80%가 장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이 건강해야 면역력이 높아져 각종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장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약 80~90%를 만들어 낸다. 세로토닌은 단순히 ‘행복하다’는 기분뿐만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과 같은 인지능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장은 음식의 소화는 물론 질병 방어와 호르몬 조절 등 육체와 정신건강 모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이 제2의 뇌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 장은 약 1억 개의 신경 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세로토닌 외 20여 종의 다양한 호르몬을 생산한다. 결국 장이 건강해야 육체도 정신도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한 장 환경 조성으로 ‘장지컬’ 향상

장 건강을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은 억제하는 건강한 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장 속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크게 유익균과 유해균, 중간균으로 나뉜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는 유익균이 85%, 유해균이 15%를 차지할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장 속 건강 균형이 깨진 현대인들의 경우 유해균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도 한다.

장내 유익균을 늘리기 위해선 먼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단백질은 붉은 고기보다 생선, 가금류, 콩류 등으로 섭취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통곡물(현미, 통밀 등) 위주의 탄수화물과 김치, 된장,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패스트푸드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가공육, 정제 탄수화물, 액상과당 등을 많이 먹으면 유해균을 늘릴 수 있어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나 수면, 신체활동 등도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트레스는 장 건강에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인 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을 조성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장운동을 저해하고 민감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나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면 장 활동이 원활해지고 장내 염증도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장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물은 장 운동성을 원활하게 해줄 뿐 아니라 소화 과정을 촉진해 배번 활동을 돕는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장은 건강의 척도가 되는 기관인 만큼 식습관과 생활 습관의 개선을 통해 장 건강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며 “이상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진료받고, 꾸준한 건강검진을 통해 장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장지컬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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