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피오리아=윤세호 기자] “현진이형 어떻게 되는 거예요?”

빅리거에게도 초유의 관심사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하성과 고우석도 마찬가지다. 20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먼저 질문을 던졌다.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한화 복귀 가능성이 높아진 류현진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김하성은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캠프 훈련을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류현진에 관해 물었다. 한화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왜 가죠? 아직 충분히 1, 2년은 더 하실 수 있는데···”라고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 그는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보고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프로 선수인 만큼 비즈니스적인 시각에서 류현진의 상황을 바라봤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외에도 볼티모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FA 시장이 느리게 흘러간다. 2023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조던 몽고메리도 FA지만 미계약 상태다. 류현진과 같은 왼손 선발 투수에 어느 팀에서든 에이스 구실을 할 수 있으나 선수 측과 구단이 생각하는 계약 규모 차이가 크다.

류현진은 지난해 11경기 52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첫 시즌이었고 여전히 선발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전에 어깨 수술 후 컷패스트볼을 추가해 최전성기를 보냈는데, 작년에는 슬로 커브를 추가해 마운드를 지켰다. 어느덧 30대 중반 베테랑이지만 절묘한 볼배합과 컨트롤로 빅리그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잔류가 당연해 보였다. 김하성이 “충분히 1, 2년은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현지 언론은 류현진이 선발 투수가 필요한 컨텐더 팀과 단기 계약을 맺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에는 여전히 강한 전력을 유지한 샌디에이고도 있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류현진 측과 금액 차이가 여전히 있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김하성은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경우 자신보다 후배 고우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김하성은 “오셨다면 우석이에게 정말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우석 또한 “기사로 봤다. 처음에는 우리 팀에 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한화로 가시는 것 같다”며 “오셨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만큼 내가 여기서 잘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이전에 인연이 있다. 고우석은 “예전에 현진 선배님이 잠실에서 재활하셨다. 2017년과 2018년 비시즌에 김용일 코치님과 잠실에서 재활했는데 운동하면서 재활하는 모습을 꾸준히 봤다. 웨이트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는데 더 인상적인 것은 운동 시간이었다. 어깨 수술을 해서 그런지 어깨 운동만 한 시간이 넘게 계속하고 계시더라.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6, 7년 전을 회상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빅리그 첫 시즌을 준비하는 이정후의 마음도 김하성, 고우석과 다르지 않았다. 이정후는 “선배님 결정이다. 어떤 결정을 하시든 응원한다. 심사숙고하신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에서 대결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도 대결하지 못하게 됐다. 그렇게 됐다”고 최고 무대에서 한국야구 투타 아이콘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은 아쉬움을 보였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