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백내장은 노년의 일상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특징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50대 이후 중장년층이 받은 전체 수술 중 ‘백내장 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내장 환자 수도 2018년 134만3558명에서 2022년 158만2638명으로 약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백내장’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황규연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백내장은 안구 노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선천적 이상, 외상, 아토피 등 전신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 이상의 합병증, 눈 속 염증 등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겼거나 망막과 시신경이 약해진 고도 근시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 증상은 수정체 혼탁의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동공 부위나 후극부가 혼탁한 경우는 밝은 곳에서 불편감이 느껴지고 근거리 시력이 저하된다. 반면, 어두운 곳이나 야간에는 시력이 좋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 초기의 경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악화해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지면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또 부분적으로 혼탁해지면 한쪽 눈으로 볼 때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정체 핵이 경화돼 굴절력이 향상되면 근거리가 잘 보이는 경우도 있다.

◇자연치유 불가능한 ‘백내장’ 치료법
백내장 초기에는 복용약이나 점안액으로 급속한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악화하면 결국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자연치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술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을 때나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 포도막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 진행한다.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인공수정체는 투명한 렌즈로 특정 거리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여러 거리에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다초첨 인공수정체로 나뉜다. 그렇다고 다초첨 인공수정체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눈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의 생활 습관과 직업,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경우 빛 번짐이 적고 적응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근거리 또는 원거리 시력 중 한 가지만 교정되기 때문에 시력 보완을 위해 돋보기나 원거리용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망막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많이 권유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는 물론 원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해 안경을 착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렌즈의 빛을 초점별로 나눠 쓰기 때문에 야간 빛 번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인공수정체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삽입한 인공수정체를 교체하는 것은 위험도가 크기 때문에 처음 인공수정체 선택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안구 노화 예방이 최선…균형 잡힌 식습관과 금연·금주 필수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백내장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컴퓨터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안구 노화를 촉진하는 영상기기 사용이 빈번해진 탓이다. 영상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근시 및 안구건조증을 유발해 노인성 안질환 발병 연령을 앞당긴다.
눈의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생활과 금연, 금주가 기본이다. 또한 야외활동 시 자외선을 차단하고, 스마트폰 등 영상기기를 장시간 사용해야 할 경우 중간에 자주 쉬는 것이 좋다. 눈 주위가 가려울 경우 비비지 말고 가볍게 누르거나 찬물로 씻는 등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눈 건강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저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초기에 빠르게 치료해야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황규연 전문의는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혼탁 위치 및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 검진을 받고 치료 시기와 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며 “눈의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이상이라면 올바른 생활 습관과 함께 정기적으로 안과에 내원해 눈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눈의 이상을 조기 발견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olo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