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강예진 기자] 이전과 같은 큰 환대도, 논란에 의한 야유도 없었다. 무난하게 입국장을 빠져나간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팀 내 ‘하극상 논란’을 빚으며 비난의 대상이 됐던 이강인은 오는 21일(서울)과 26일(태국) 열리는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르기 위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이강인은 밝은 표정이었다. 초록색 모자와 연두색 후드티를 입은 그는 공항을 찾은 100여명 정도의 팬과 취재진 앞에 서서 캐리어를 잠시 놓고 고개 숙인 뒤 두 팔로 인사한 후 통로를 빠져나갔다.
다만 이전과 같은 환호는 없었다. 이강인을 보러 온 일부 팬들은 손편지와 선물을 건넸다. 이강인은 선물을 받으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입국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도 수십명 배치됐다. 입국장을 나선 이강인은 대한축구협회(KFA)에서 마련된 차량에 곧장 탑승했다.
‘국민 슛돌이’였던 이강인은 지난 2월 막내린 아시안컵 도중 선수단 내부 불화의 중심에 섰다. 손흥민과 말다툼을 넘어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하극상 논란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에 골절되는 등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축구팬으로부터 맹비난 받은 이강인은 대회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후에도 비난이 잦아들지 않자, 직접 손흥민이 머물고 있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재차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A대표팀 황선홍 감독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황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난 일은 그라운드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손흥민과 직접 소통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18일 공식 첫날인 훈련 분위기는 살얼음판 그자체였다. 모든 언행을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소집 첫날 입국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손흥민, 황인범(즈베즈다)을 비롯해 19일에 한국땅을 밟는 홍현석(헨트)과 조규성(미트윌란), 이강인을 제외한 17명의 태극전사들이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였다. 황 감독은 “선수들과 얘기해보니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한다. 조금 더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훈련은 이틀연속 전면 비공개로 치렀다. 이강인을 제외한 22명의 선수들이 담금질에 나섰다. KFA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면서 “20일 이강인이 이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말한 후 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