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정부가 사과에 이어 치솟는 과일값을 잡기 위해 전폭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들이 체리와 키위, 망고스틴 판매를 대폭 늘려 ‘물가 안정 총력전’을 펼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산물할인쿠폰(농할), 품목별 납품단가 지원에 참여하는 한편 일일 단위로 산지 시세를 확인하고, 자체 이윤(마진)을 줄이는 등 과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형마트는 못난이 과일 판매 행사를 지속해서 진행하는 것은 물론 딸기와 참외 등 국산 과일 할인 행사, 할당관세가 적용된 저렴한 수입 과일 판매 확대로 사과와 배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특히 정부가 24종인 관세 인하 품목에 체리·키위·망고스틴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해당 품목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사과·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수입 과일·농산물·가공식품에 대한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며 1단계로 체리·키위 등을 바로 추가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뉴질랜드 키위와 태국산 망고스틴을 다음 달부터, 미국산 체리를 오는 5월 중순부터 각각 들여올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체리와 망고스틴 물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늘리고 다음 달 무관세 뉴질랜드 키위도 들여오기로 했다.

이마트도 체리·키위·망고스틴 도입 물량을 애초 계획보다 늘리고 할인행사를 기획·진행해 과일 구매 부담을 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망고스틴 도입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고, 체리와 키위도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들은 과일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 보조개사과 할인행사와 지난 8∼14일 봄딸기 전품목 30% 할인·햇참외 5000원 할인행사에 이어 현재 오렌지·망고 골라담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특대) 1개 1000원, 망고(대) 1개 2000원 수준이며 앞으로도 바나나와 수입포도 등 수입 과일 할인 행사를 매주 진행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통합 소싱과 함께 통상적으로 운영하는 A급 상품 이외 B급 상품을 매입해 전체 물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등급이 낮은 상품은 일반 과일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20%가량 저렴한 ‘상생 농산물’로 판매하고 있으며 운영 물량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직수입 과일도 늘리고 있다. 2020년부터 베트남에서 직소싱하는 ‘B750 바나나’는 해발 750m 이상 고산지에서 재배한 바나나로 필리핀산 대비 약 30%가량 저렴해 송이당 2990원에 팔고 있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부터 B750 바나나 수입 물량을 늘리고, 오렌지도 자이언트과를 추가로 확보해 작년보다 물량을 10% 늘리기로 했다.

이스라엘 자몽과 컷팅용 필리핀산 파인애플도 할당관세 적용을 신청해 자몽은 25%, 컷팅용 파인애플은 15%가량 이전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판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실제 지난 1∼2월 수입 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마트(14%), 롯데마트(30%), 홈플러스(10%)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오렌지 매출이 200%∼335% 급증했고 수입 과일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바나나 매출도 20∼30% 늘었다.

올해 1∼2월 냉동 과일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이마트(12%), 롯데마트(20%), 홈플러스(40%) 모두 증가했다.

지난 1∼2월 사과 매출을 작년과 비교해보면 이마트(47%), 롯데마트(40%), 홈플러스(30%) 모두 급증했으나 이는 30% 이상 비싸진 사과값이 반영된 결과다.

사과 판매량은 업체별로 같은 기간 10%대 후반부터 35%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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