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지상파 3사의 선거 개표방송은 일종의 ‘모터쇼’와 같다. 데이터 분석, CG 및 무대디자인 등을 통해 첨단 기술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패널 섭외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사로서 역량을 뽐내는 ‘장’이기 때문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개표 방송을 놓고 방송 3사가 정면 승부를 펼친다. KBS는 예측력과 공정성으로, MBC는 분석과 재미, 품격을 앞세워 콘텐츠를 풍성하게 구성했다. CG명가로 불리는 SBS는 올해도 도파민을 자극하는 볼거리를 선보인다.
◇KBS “또 맞추겠다”…공정성·정확성 앞세운 정면승부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0.2% 차이를 예측한 KBS는 정확성을 내세웠다. 당선자 예측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디시전K+’로 읍면동별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유력’, ‘확실’, ‘당선’을 예측한다는 각오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과 랩 배틀은 KBS 개표방송의 재미를 잡는 키워드다. AI로 주요 후보들의 아바타를 만들었다. 이들 아바타가 무대 위에서 공약 정책을 개사한 음원으로 랩 배틀을 펼친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등장인물이 각 후보의 득표 정보를 설명한다. 국회 인근 여의도 한강 공원 상공에 500대의 군집 드론을 띄워 입체적인 볼거리도 제공한다.
KBS 선거방송 기획단 관계자는 “공영방송답게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공정한 방송을 지향한다. 아울러 ‘디시전K+’를 통해 가장 정확한 예측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MBC, 품격·재미·분석 다 잡은 ‘풍성한 선거방송’
MBC는 ‘변화의 흐름’이란 테마로 개표방송에 품격을 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극적인 CG를 최대한 걷어내고, 댄스 챌린지도 포기하며 관성을 탈피했다.
MBC 사내 스튜디오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초대형 LED 무대가 세워진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18개 시도를 그대로 옮겨 놓아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5차례 이상 공개한 패널조사를 통해 더욱 면밀하게 데이터를 분석한다. 총 세 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장면을 선사한다.
또 유시민 작가, 김진 전 논설위원,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과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방송인 최욱, 김대호 아나운서 등 화려한 패널 라인업을 구성했다.
권희진 MBC 선거방송 기획팀장은 “우리 주위의 작은 한 표가 희망적인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콘셉트로 모든 디자인을 구성했다. 총 세 개의 스튜디오를 활용해 눈이 즐겁고 빠르면서도 품격 있는 선거방송을 선 보이겠다”고 말했다.
◇SBS, 영화·밈 활용 극대화 ‘웃기는 건 못 참지’
SBS는 2012년 18대 대선부터 각종 영화와 밈을 선거 방송에 활용했다. 할리우드 영화 ‘인디아나 존스’, ‘록키’, 미국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게임 ‘포켓몬고’ 등을 이용했다. 아이디어가 출중해 외국인도 찾아보는 ‘CG 맛집’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CG 명가의 아성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블록버스터 액션과 드라마 패러디 콘텐츠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활용한 ‘국회행: 자리 쟁탈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이용한 ‘국회의 계단’이 그 예다.
아울러 ‘AI GEN(세대) 선거방송’을 모토로 AI 기술로 만든 곰 인형 캐릭터 ‘투표로’가 실시간 해설에 나선다. 또한 SBS가 독자 개발한 AI 인물 검색 기술이 바탕이 된 ‘AI 그때 그 사람’ 코너도 배치했다. 패널로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이철희 전 의원과 새누리당 대변인 출신 민현주가 활약한다.
진송민 선거 방송기획팀 팀장은 “3사 가운데 가장 창의적인 내용으로 선거방송을 꾸미겠다는 의지로 임하고 있다”며 “올해는 볼거리뿐 아니라 정보에 대한 콘텐츠를 충실히 준비했다”고 말했다.intellybeast@sportsseoul.com